70대의 고령의 나이로 또다시 절도행각을 벌이다 체포된 조세형(75·특수절도 전과 10범)은 "아마추어도 하지 않을 짓을 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3일 밤 서울 서초동의 한 주택에 침입해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다가 주민의 신고로 덜미를 잡힌 조씨는 경찰에서 "돈이 급해 우발적으로 벌인 범행"이라며 "죄송하다. 수치스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긴 한숨과 탄식으로 먼 곳을 응시하기도 했던 조씨는 "사무실이 없는 상태로 선교활동을 하다보니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고 말았다"며 "돌아다니다가 잘 산다 싶은 집이 눈에 띄어 그냥 들어갔다" 밝혔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 따르면 조씨는 이른바 '빠루'로 불리는 노루발 모양 못뽑이 종로구 종묘 근처에서 구입해 방범틀을 뜯은 것으로 나타나 계획된 범행으로 보인다.
조씨는 전처가 마련해준 선교사무실 보증금 3000만원을 사기로 잃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1970~80년대 부유층과 유력인사들의 재산을 대담하게 훔쳐 노숙자에게 일부를 나눠주는 등 속칭 '대도(大盜)'로 불렸던 조씨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구의 한 교회에서 선교활동과 강연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982년 검거돼 15년간 징역을 살았다.
1998년 11월 출소한 그는 자신을 기소했던 검사였던 정홍원 국무총리의 영향으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 안수까지 받았다.
선교활동에 매진했던 조씨는 신앙간증 차 2001년 일본을 방문했다가 현지에서 빈집에 들어가 또다시 절도행각을 벌여 세간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2005년에는 서울 마포의 한 치과의사의 집을 털었다가 철창신세를 졌으며 2011년에도 금은방 주인을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됐다가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한편 조씨는 검거 당시 만년필을 들고 경찰에 저항하려 했으나 경찰이 권총을 꺼내들자 이내 저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