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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의 모놀로그] 타인의 문제와 나의 불안

나라의 여러 국면에서 사생활과 인권침해, 신상털기와 마녀사냥이 범람한다. 요새는 온라인의 익명성을 이용해 누구라도 공개적으로 타인을 비난하거나 공격할 수 있고 사람들은 점점 타인의 고통에 대해 무감해져간다. 그럴수록 더더욱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결코 공개적으로 타인을 쉽게 비난하지 말자고.

물론 그것은 나 역시도 타인에 대한 험담을 남못지 않게 하는 불완전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주로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에 대한 험담을 했다. 그러나 갈수록 그 수근거림 뒤에는 자기혐오만 남았다. 내가 얼굴을 찡그리며 타인의 험담에 열을 올릴 때마다 그것은 사실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 내 내면의 문제를 타인에게 투영시킨 것임을 알았다. 타인에 대한 비난은 대개 자신의 불안으로 기인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험담을 할 때마다 그것을 내 안의 공허함이나 불안함에 시선을 돌리라는 자가신호로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한편 험담이 모르는 사람에 대한 비난으로 확장되면 답이 없다. 겉만 보고 판단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 역시도 마음의 뿌리는 같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체념한 이들일수록 타인의 문제에 더 열을 올리며 비난하기 바쁘다는 것. 그들은 비난을 '비판'이라 착각하고 가장 객관적인 심판자를 자처하며 손쉽게 소속감과 자존감을 얻으려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 내가 느낀 씁쓸함처럼 어느새 자신의 인생과 인상은 조금씩 썩어갈 것이다.

물론 인생에 지쳐있을 때 거슬리는 타인에게까지 너그럽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한 부탁일수도 있다. 하지만 타인의 문제를 평가하기보다 자신의 불안을 이해하는 것이 더 필요하고 중요하지 않을까. 자신의 불안을 이해하려면 우선 자신의 현실을 파악하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 두 가지는 말로는 쉽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현실을 직시하는 대신 시선을 밖으로 돌려 화풀이할 대상을 찾는다. 그렇게 어려운 것 대신 쉬운 것만 쫓으니 내게도 남에게도 도움이 될 수가 없다.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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