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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일변도 게임정책, 영화를 반면교사 삼아야

'대중의 사고력을 마비시켜 현실과 환상의 구분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마약과도 같다.'

이 글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떠올렸을 것이다. 심각한 폭력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폭력 당사자가 즐겼던 게임이 언론 지면을 뒤덮을 정도로 게임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이 매우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글은 1930년대 독일 철학자 막스 호르크하이머가 당시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자국 영화 산업에 대해 쏟아낸 비난이다. 음악·미술·무용·문학 등을 아우르는 '종합예술'로 추앙받는 영화가 불과 80여년 전만 해도 이같이 '천박한 사회악' 대접을 받았다니 놀랍기만 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 사행화 방지대책을 이번 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문화부는 대책 발표에 앞서 '건전한 게임 육성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게임업계를 달래고 있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게임관계자는 거의 없다. 게임업계의 숙원인 '게임 규제 일원화 대책' 발표를 미룬 채 사행화 방지대책부터 내놓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게임을 학교폭력의 주범'으로 지목해 큰 생채기가 났던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마음은 또다시 무너져 내리고 있다.

업계의 분위기는 이미 심상치 않다. 한때 '빅3'로 불리던 한 업체는 얼마 전 전 직원의 절반 이상을 희망퇴직 시켰고 일부 게임업체는 국내시장을 아예 포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의 지나친 폭력성과 중독성에 대한 '거름장치'가 필요하다는 데는 반대하지 않지만 모든 게임을 싸잡아 '사회악'으로 지목하는 사회의 시선은 도저히 견디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게임이 이처럼 천대 받고 있을까. 중국은 정부차원의 게임전시회는 물론 게임 수상식을 진행해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자긍심과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작품들만 전시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은 최근 테트리스 등 40여개의 게임을 전시물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는 '사회악'으로 냉대 받는 게임이 중국에서는 국가의 자긍심을 높이는 산업으로 미국에서는 순수 예술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문화로 대접받고 있는 셈이다.

이러다간 1920년대만 해도 프랑스·미국 등을 압도했던 독일영화가 규제일변도 정책으로 쇠락한 후 다시는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서지 못했던 전철을 '게임강국 코리아'가 다시 밟지 않을까 두려움이 앞선다. 참고로 지난해 대한민국의 게임수출액은 27억8700만 달러(약 3조1441억원)로 '한류 전도사'로 대접받는 영화(2900만 달러)의 무려 100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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