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을 청(聽)자는 귀 이(耳), 임금 왕(王), 열 십(十), 눈 목(目), 한 일(一), 마음 심(心)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듣기란 왕같은 존귀한 귀를 가지고 열개의 눈(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보듯이 하나의 마음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죠,"
포낙보청기 종로센터 공혜경(37) 원장은 '청능사란 어떤 직업인지'란 질문에 이 같은 대답을 꺼냈다. 학창시절 은사님에게 들었다는 이 한자 풀이가 청능사의 역할을 함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라는 뜻을 지닌 사자성어 '이청득심(以聽得心)'을 생활신조로 삼고 있는 공 원장으로부터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청능사의 세계를 들어봤다.
▶청능사란.
▶▶난청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돕는 직업이다. 환자의 청각능력을 평가하고 적합한 보청기와 인공와우(달팽이관) 등을 처방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재활훈련도 담당한다.
병원에 소속된 청각사와는 달리 청능사는 보청기 센터 등에서 주로 일하게 된다.
▶필요한 학력이나 자격증은.
▶▶1998년 한림대 사회복지대학원내에 석사과정이 처음 생긴 이후 현재 학부과정 6개 대학, 대학원과정 2개 대학으로 늘었다. 정규과정을 졸업한 후 자격증 시험을 통과하면 청능사가 될 수 있다.
보청기 관련업체에 근무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관련 분야 경력이 3년 이상이면 청능사자격검정원의 특례규정에 의해 연수교육을 이수한 후 준청능사 자격증 시험에 도전할 수 있다.
▶연봉이나 처우는.
▶▶초봉은 중소기업 수준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경력이 쌓이는데 따른 연봉상승률은 높은 편이다. 능력과 경험이 쌓인다면 센터를 직접 개설하는 것도 가능하다.
노년층만 상대하는 '올드'한 직업일 것이라는 걱정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최근 들어서는 유아·청년층 환자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종로센터의 경우 노년층 환자는 40%에 불과할 정도다. 직업전망이 무척 밝은 셈이다.
▶청능사가 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과로로 인한 돌발성 난청으로 고생했던 30대 초반 남자환자를 치료한 적이 있다. 이 남성은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여서 직장은 물론 가족 내에서도 따돌림을 당할 정도로 괴로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보청기 착용 후 난청이 사라지면서 가족 사랑을 되찾은 것은 물론 대기업에 스카우트되는 행운까지 누렸다. 이처럼 청능사는 한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