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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읽기]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조선시대 양반을 정하는 기준은 당사자 위 삼대(三代)내 벼슬아치의 유무였다. 부, 조부, 증조부 중 한 사람이 벼슬을 했다면 나까지 양반으로 인정받았다. 흥미로운 점은 생물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볼 때 타고난 DNA가 어떤 노력 또는 환경에 의해 변화돼 나타나는데 걸리는 시간이 대략 100년이라는 것이다. 삼대로 칭하는 세대의 기간과 일치된다. 절묘한 우연(?)이 아닐 수 없다.

심기일전(心機一轉)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사전적 풀이에 따르면 '어떠한 동기에 의하여 이제까지 먹었던 마음을 바꿈'이다. 작심삼일을 부추기는 말에 불과한 듯도 하다. 그러나, 한자를 들여다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핵심은 바로 '기(耭)'다. 대부분의 사람은 심기일전에서 '기'의 한자가 몸 기(己), 기운 기(氣), 일어날 기(起) 등으로 생각하지만 보는 것처럼 '베틀 기'다.

베틀은 모시나 삼베 등의 피륙을 짜는 기구다. 두 개의 누운 다리에 구멍을 뚫어 앞다리와 뒷다리를 세우고 가로대로 고정시켰는데 이의 수평성은 세탁기를 능가할 정도다. 씨실과 날씰을 교차시키는 엄격하고 단순한 작업을 오랜 시간 인내할 때 비로소 하나의 피륙을 허락한다. 그 피륙이 한 사람에게 고유한 의미의 옷이 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과정의 수고는 인내의 덤이다. 패션이 원래 그런 것 아닐까.

이렇게 보니 심기일전은 마음을 베틀과 같이 할 때 겨우 한 번 구를(변화할)수 있다는 얘기다. 실로 무서운 말이지 싶다. 기업은 경기가 나빠질 때면 으레 '변해야 산다'를 외친다. 사람은 마음에 상처가 큰 일을 겪을수록 '변하겠다'는 결심을 한다. 마주치게 되는 것은 작심삼일뿐이다. 사람이든 일이든 이제까지 가졌던 관성에서 벗어나기 어려운데 이를 간과하고 새로움을 도모하기 때문이다.

우려가 많았던 2013년 1/4분기가 끝났다. 연초의 계획에 대한 성과 판단과 보완의 시점이다. 이즈음에 필자는 밀라노에서 한국패션산업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를 생각하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누구와 심기일전을 얘기해야 할까….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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