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내년부터 대기업의 재벌 총수와 최고경영자(CEO)의 개별 연봉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당혹스런 표정이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통과시킨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향후 대기업은 사업보고서에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이사와 감사의 개별 보수와 구체적 보수 산정기준 및 방법을 사업보고서에 기재해야만 한다.

적용 대상은 기업 200여곳의 600여명으로 추산됐다.

이 경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의 개별 연봉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이어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박민식 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장은 "임원 보수에 대한 주주의 통제권 강화와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임원에 대한 정확한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재계는 등기임원의 개별 보수를 공개하는 법안의 현실화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고액 연봉을 받는 대기업 경영자의 연봉을 공개함으로써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뿐 아니라 반기업 정서 등 위화감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im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