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과 사투를 벌이던 아내의 고통과 슬픔, 두려움을 모두 사진으로 기록했습니다."
미국 뉴욕의 사진작가 앤젤로 메레디노가 2011년 세상을 떠난 아내 제니퍼의 투병 생활을 담은 포토에세이를 책으로 펴낸다. 삭발한 모습으로 눈화장을 하는 모습, 병원침대에 남편과 나란히 누워 웃는 모습 등 제니퍼의 일상이 그대로 담겨있는 사진들은 그동안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에 공개되면서 전 세계 네티즌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2007년 9월 앤젤로와 제니퍼는 가을 햇살이 눈부신 어느날 뉴욕 센드털파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두 사람의 꿈결같은 신혼 생활은 제니퍼가 유방암 선고를 받으면서 5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두 차례의 유방 절제술과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와 유방재건 수술. 이 모든 일들이 결혼 첫해에 이뤄졌다. 유방 절제 수술 뒤에도 두 사람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5년간 약을 복용하면서 유방암 재발 여부를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혹시나 했던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2010년 4월 제니퍼의 종양은 간과 뼈까지 전이됐다. 암이 재발하자 앤젤로는 현실을 마주하기가 두려워졌다. 그는 아내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당초 앤젤로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과 사진을 공유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한 친구가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들과 사진을 공유하자고 제안하면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부부의 가슴 아픈 사연에 세계 각국에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이어졌고, 제니퍼의 병실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익명의 블로거가 보낸 꽃다발 선물을 받고 제니퍼는 눈물을 쏟기도 했다.
앤젤로는 "아내가 따뜻한 사랑을 가슴에 담고 세상을 떠날 수 있었다"며 "시간이 날때마다 병원을 찾고, 암치료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던 가족과 친구들,네티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니얼 추라키안 기자·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