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높은 증시와 세계 경기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은퇴자금 마련에 촉각을 세우면서 노후대비 등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펀드가 인기다. 단기적으로 고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긴 안목으로 안정적으로 돈을 굴리려는 투자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1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 가운데 퇴직연금펀드와 연금저축펀드에 올 들어 각각 5331억원, 2268억원어치가 순유입됐다. 이는 펀드 섹터별 순유입액 순위에서 2~3위다.
순유입액 1위는 연초 대비 1조5611억원이 들어온 국내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다. ETF 역시 일반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 안정성이 높은 상품에 속한다.
퇴직연금펀드와 연금저축펀드는 10년 이상 의무납입해야 하는 초장기펀드라는 점에서 일반 펀드에 비해 가입이 부담스럽다. 퇴직연금펀드의 경우 개인형퇴직연금(IRP형) 등의 활용으로 의무납입 기간의 적용이 해제될 수도 있지만 퇴직하기 전까지 계속 부어야 한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최근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향후 금리 하락으로 은퇴 후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원금 규모가 크게 늘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리비아 한국증권 퇴직연금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11~2012년 기점으로 많은 기업들이 퇴직연금 제도에 가입했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가 소속 회사가 가입한 퇴직연금을 알아서 적극적으로 굴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서 퇴직연금 활용이 앞으로 더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연금저축펀드 역시 이달 초부터 의무 납입기간을 5년 이상으로 축소한 신 연금저축펀드가 출시됐으므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올 들어 퇴직연금펀드는 1.15%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연금저축펀드는 이 기간 1.46% 손실을 기록했지만 순유입액 1위인 국내주식형 ETF(-4.79%)에 비해서는 손실폭이 작다. 퇴직연금펀드 342개 대다수가 최근 강세를 보이는 채권 위주 상품으로 구성돼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김현정기자 hjkim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