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직장생활을 8년 차인 삼십 대 여자입니다. 얼마 전 회사에서는 연봉협상 시즌이 되면서 대표님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얼굴을 마주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대개의 연봉협상 테이블이 그렇듯 협상이라기보다는 새롭게 책정된 연봉을 통지 받고 회사 복지 및 시스템 대한 생각, 사내 인간관계 및 업무 애로사항 등을 나누는 자리지요. 그런데 유독 마음에 오래 남는 보스의 말이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무난했다는 말인데요 특별히 잘한 일도, 특별히 못한 일도 없었다는 평가가 왠지 제가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마음이 아주 기쁘지는 않았습니다. 심심하고 재미없는, 지루한 사람이 된 듯도 했고요. 뭔가 위로가 필요합니다.(차 한 잔의 인연)
Hey 차 한 잔의 인연!
지금은 위로가 필요할 때가 아냐. 스스로를 바라봐야 하는 시점이지. 이도 저도 아닌 그저 무난한 존재감이라는 소리에 기분이 상했다면, 그것은 그 보스의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는 얘기네. 그런 평가가 싫어? 그렇다면 내 눈에서나 내 보스의 눈에서나 봤을 때도 회사에서 존재감이 있고 일을 잘 해내고 있는 동료의 모습을 찬찬히 관찰해봐. 나와 어떻게 다른지, 내가 배우거나 취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내 한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정말 그런 존재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아니면 적절히 모나지 않게 조용히 회사 다니고 싶은 것인지. 결정은 당신의 몫. 어쩌면 나는 슬슬 관리직 연차가 돼가면서 사람들 눈에 띄며 책임을 지는 입장을 갖는 게 두려운 걸 수도 있어. 돌이켜보면 인생의 많은 전환점들은 모두 일련의 불만이나 불행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 일에서의 실패, 실연, 질병, 등을 받아들이고 직시할 수 있다면 그런 것들이 내가 변해가기 위한 시초가 되어주지. 변화는 처음엔 보통, 울적한 표정을 짓고 있지! 다만 그것이 일시적인 기분 탓인지, 아니면 정말 내 의식 저 깊이 잠복해 있는 갈망인지를 먼저 분간할 것.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