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메이저리거 2인방이 미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연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시내티 레즈의 추신수는 21일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4타수 3안타 3볼넷으로 맹활약하며 1번 타자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연장 13회 말에서는 3-2 극적인 끝내기 득점을 올려 진가를 확인했다.
이날 경기까지 추신수의 타율은 0.364(66타수 24안타)로 3홈런 8타점에 10도루 7사구 2도루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안타 부문 1위에 랭크됐고, 출루율(0.494)도 전체 2위로 뛰어오르며 공격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LA 다저스의 2선발을 맡고 있는 '괴물' 류현진 역시 이날 볼티모어전에서 6이닝 동안 홈런 2방을 내주고 5실점 해 시즌 3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삼진을 6개나 잡으며 시원시원하게 던지는 특유의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다.
이들의 맹활약에 한국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한 팬으로 기쁨과 함께 걱정이 동시에 밀려왔다.
국내 프로야구는 지난해 사상 첫 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여세를 몰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NC 다이노스가 합류한 올해 관중 목표를 750만명으로 잡았다. 이어 KT가 합류하는 2015년 이후에는 1000만 관중 돌파도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요즘 돌아가는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개막 이후 68경기를 치른 현재, 경기당 평균 관중은 9600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약 22%나 감소했다. 부산 갈매기 응원으로 떠들썩하던 사직구장이 올해 특히 썰렁하다.
쌀쌀한 봄날씨를 탓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에 있다. 팀당 13~16경기를 치른 가운데 9개 구단이 기록한 실책은 벌써 100개를 넘어섰다. 한 자릿수 실책을 범한 구단은 넥센·삼성·KIA 뿐이다. 최다실책을 범한 NC는 23개를 쏟아내며 넥센(5개)에 비해 4배가 넘는 실책을 범했다. 꼴찌를 달리는 한화 역시 매 경기 어이없는 실책으로 팬들의 불만을 샀다.
화끈한 타력과 투수들의 호투에도 야구의 묘미를 찾을 수 있지만 이보다 팬들을 흥분시키는 건 멋진 수비에 있다. 명품 수비 하나는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관중의 함성을 이끌어낸다. 반대로 어이없는 실책은 팀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관중의 외면을 불러온다.
한국 프로야구는 지금 갈림길에 섰다. 관중이 떠나가는 건 한순간이다. 선수들은 물론 감독, 프런트 모두 긴장해야 한다. /김민준 연예스포츠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