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사직 롯데-넥센전에서 나온 이상한 플레이. 8-0으로 앞선 5회 초 1사 만루에서 타자 이성열이 유격수 타구를 날렸다. 2루 주자 이택근이 3루를 향해 뛰다 발에 타구를 맞았다. 원래라면 주자는 아웃, 타자는 세이프였다. 그러나 주심은 주자의 의도적인 접촉으로 판단해 이성열까지 아웃선언을 했다.
이 플레이는 후유증을 낳았다. 크게 뒤진 가운데 나온 이택근의 플레이를 보자 롯데 선수들이 흥분했다. 투수 진명호는 박병호(6회)와 허도환(7회)의 머리 쪽으로 위협구를 던졌고 급기야 서건창의 등을 맞혀 퇴장 당했다.
그렇다면 왜 이택근은 어이없는 플레이를 했을까. 단순히 보자면 병살을 막기 위한 무의식적인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주자만 아웃 된다면 타자 이성열은 내야안타와 타점을 얻는다. 넉넉히 보자면 좀 과한 팀과 동료애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를 생각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상대 덕아웃에는 작년까지 넥센을 지휘했던 김시진 감독이 앉아 있었다. 8-0으로 승부는 이미 넥센으로 기울었다. 롯데의 타선과 넥센 마운드를 견주어보면 승부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았다. 옛 제자의 희한한 플레이를 지켜본 김시진 감독의 참담함은 이루 말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위협구와 사구퇴장 과정을 보면 김 감독의 참담함을 옆에서 지켜본 롯데 투수들이 움직인 듯 하다. 야구판에서 전의를 상실한 상대를 향한 불필요한 자극은 응대를 받기 마련이다. 항상 논란과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서건창 사구 이후 양팀 덕아웃은 마치 전쟁 분위기였다고 한다.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킬 조짐이다. 진명호는 KBO 상벌위원회에서 제재금 100만원과 5경기 출장정지, 이택근은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택근의 제재 이유는 비신사적인 행동이었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