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대학병원 로비가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그람음성박테리아(그람음성균)와 곰팡이 등에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환경보건학과 박동욱 교수팀은 서울·경기지역 6곳의 병원 로비에서 공기 중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그람음성박테리아와 곰팡이 등이 검출됐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530~1200병상의 대형병원 로비에서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시간대별로 76회 공기 시료를 채취했다.

76개 시료 중 64개(84.2%)에서 살모넬라균·이질균 등을 포함한 그람음성박테리아가 나왔다. 그람음성박테리아는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폐렴이나 요로감염 등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조사 대상 6곳 중 한 병원의 시료에서는 최대 1000ℓ당 110마리의 그람음성박테리아가 검출됐다.

곰팡이(진균)는 76개 모든 시료에서 검출됐고 평균 오염 수준은 1000ℓ당 77마리였다. 곰팡이는 우리 몸 모든 부위에 침범할 수 있으며 발에 생기는 무좀이 대표 질환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곰팡이에 대한 실내 환경기준이 없다.

시간대별 오염도는 그람음성박테리아와 곰팡이의 경우 오후 5시대에 가장 높았고, 일반 박테리아는 오전 9시에 가장 많이 검출됐다.

연구팀은 "여름일수록, 사람이 많을수록 오염이 심했다"면서 "로비에 설치된 환기장치(공조장치)가 주 오염원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