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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국어 선거 벽보 쓰는 캠퍼스



#지난달 26일 서울 노고산동 서강대 교정. 흩날리는 벚꽃 사이로 보이는 알록달록한 대자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어는 기본이고 중국어, 프랑스어, 러시아, 이탈리아어 등으로 치장한 대자보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강의실은 물론 대학 교정에서도 다양한 외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마치 미국이나 유럽 대학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지난달 27일 동국대 대각전. 헝가리 출신 청안스님의 '명상과 치유' 법회가 열렸다. 놀라운 것은 법회의 거의 모든 과정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영어권 국가 유학생들이 불교행사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면서 1년 전부터 학교 측이 토요 영어 법회를 따로 마련한 덕분이다. 4일에는 미국인 교수가 법사로 나선다. 이 학교는 영어 외에도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마다 중국어 공개 법회를 진행한다.

'우물 안 개구리'란 비난을 받아왔던 대학 문화가 최근 들어 글로벌하게 변모하고 있다.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는 대학들이 외국 인재 유치에 앞장서면서 언어는 물론이고 종교·음식·선거 등에도 외국 문화 접목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대학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영어 강의 무작위 개설과 묻지마 유학생 유치로 학내 분위기를 흐리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1일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학위 취득 또는 어학연수 목적으로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총 8만6519명이다. 2007년 같은 기간 5만6006명보다 1.5배 이상 늘었다. 유학생이 증가하면서 굳이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동서양의 거의 모든 문화를 국내 캠퍼스에서 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날 오전 찾은 가톨릭대 성심 교정의 'O.B.F.' 카페. 이른 아침이지만 한국 학생은 물론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들이 모여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국식 영어 말투뿐 아니라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중국·프랑스 유학생들의 대화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카페를 운영하는 학생 단체 O.B.F.마스터 회장 우지현 학생(21·국제학부)은 "한국 학생과 외국인 학생, 교수님들이 자유롭게 어울리는 공간"이라면서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익힐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글로벌 캠퍼스는 종교도 넘나든다.

영어·중국어 법회를 열고있는 동국대를 비롯해 연세대·이화여대 등에서는 영어채플도 진행중이다.

동국대 관계자는 "법회가 자아와 명상, 마음의 치유 등 실용적인 주제를 다뤄 동양 문화에 관심있는 해외 유학생, 외국어를 배우려는 한국 학생들의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음식문화도 글로벌화 추세다.

서울대와 한양대는 각각 채식 부페와 이슬람 식당을 운영해 호평을 받았다. 서울대 석사과정 문모(26)씨는 "채식 부페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맵고 짠 한국 음식을 못 먹는 유학생들이 즐겨 이용한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대학 선거문화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성균관대·외국어대 등에서는 몇 년전부터 유학생 표심을 잡기 위해 영어는 기본, 중국어·일본어·프랑스어 선거벽보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가톨릭대 영미언어문화학부 이창봉 교수는 "유학생들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외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며 "학교와 교육당국은 국내외 학생들이 서로의 문화를 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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