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어린이집 아동학대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오랜 역사를 가진 충북의 한 아동양육시설에서도 지속적으로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인권위는 시설 아동들을 학대·감금한 혐의로 충북 소재 J아동양육시설 시설장과 교사 1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시설장 교체를 포함한 행정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J시설에서 생활한 4∼18세의 아동 52명은 오래 전부터 관행적인 체벌과 가혹행위에 시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결과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직원을 시켜 아동들을 나무·플라스틱 막대로 체벌하게 했고 욕설을 하는 아동에게 생마늘과 청양 고추를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종의 감금시설인 '타임아웃방'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타임아웃방'은 3층 외진 방에 설치돼 마치 감옥의 독방과 같이 머물러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화장실 출입까지 제한해 일부 아동들은 고립 상태가 두려워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인권위 측은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온수 공급도 제한, 추운 겨울에도 찬물로 세면을 했으며 식사시간에 맞춰 귀가하지 못하면 밥을 먹지 못하는 등 이루 셀 수 없는 가혹행위가 있었다.

인권위 관계자는 "J시설은 50년 전 외국인 선교사가 설립한 아동양육시설로 대부분 무연고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다"며 "10년 전에도 학대행위가 있었다는 진술도 나온 만큼 검찰에서 인권위 조사보다 더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