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첨단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지만 지금의 인터넷을 만든 사람의 조언을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월드와이드웹(WWW)'의 창시자 팀 버너스 리(58)는 "사람들이 협력하고 협업하기 위해 웹을 만들었다. 문화적 경계를 넘는다면 진정한 협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는 2일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13'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내 머릿속에 있는 부분적 해답과 다른 사람 머릿속에 있는 부분적인 해답을 맞춰서 세상의 과제를 풀고 싶었다. WWW 특허를 신청하지 않은 배경"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 1969년 미국 스탠퍼드대연구소에서 처음 탄생했지만 일부 전문가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91년 리가 WWW을 개발하면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인터넷이 됐다. 그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중요한 100대 인물에 선정됐다.
그는 웹을 매개로 한 초협력 개념을 강조하면서 자동차와 IT의 융합을 예로 들었다.
리는 "조만간 HTML5 기반의 장치나 프로그램이 차에 탑재될 것이다. 웹플랫폼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TV, 컴퓨터에서 했던 체험을 차 안에서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TML5는 웹 문서를 제작하는 데 쓰이는 기본 프로그래밍 언어 'HTML'의 최신 규격으로 별도 프로그램을 깔지 않아도 브라우저에서 화려한 그래픽 효과를 구현하며, 음악·동영상을 쉽게 감상할 수 있다.
아울러 리는 2년 전 튀니지 '재스민 혁명'에서 촉발된 아프리카 민주화 운동을 언급하며 웹의 개방성이 민주화를 촉진한다고 힘줘 말했다.
익명성이 보장된 글과 의견이 웹에 올라오면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대중의 열망이 커졌다는 것이다. 리는 "북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소통은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미래를 예상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아버지'는 현재의 모바일 열풍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리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닐까. 모바일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면"이라고 말해 웹플랫폼이 여전히 비교우위에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