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업계의 '핵심인물'로 우뚝 선 드림웍스 전용덕 촬영감독이 신작 '크루즈 패밀리'(16일 개봉)의 홍보를 위해 금의환향했다.
3박4일 일정으로 공동 연출자인 크리스 샌더스·커크 드 미코 감독과 함께 내한한 전 촬영감독은 입국 다음날인 3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좋은 영화로 찾아와 정말 기쁘다. 많은 관객들이 관람해 주길 바란다"며 말문을 열었다.
선사시대 원시인 가족의 기상천외한 모험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촬영과 레이아웃을 진두지휘한 그는 "다큐멘터리 촬영 기법을 처음 도입해 사실감과 현장감을 더했다"며 "특히 도입부의 사냥 장면은 완성까지 3년이란 시간이 소요됐을 만큼 엄청난 정성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서 촬영감독은 실제 카메라로 등장인물들의 모션을 캡처하고 컴퓨터속 3D 공간에서 카메라의 위치와 움직임을 설정하는 등 비주얼 구현 과정 대부분을 책임지는 요직이다.
1997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스쿨오브비주얼아트를 졸업한 전 촬영감독은 2003년 드림웍스에 입사했다. 입사 2년만인 2005년 '쿵푸팬더' 1편의 촬영감독으로 고속 승진한 뒤 '슈렉 포에버'에선 전통 부채춤을 응용한 군무 장면을 선보이기도 했다. 2010년에는 서울디지털포럼의 연사로 초대받아 3D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심도깊게 분석하고 전망해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을 상대로 이름을 알렸다.
한편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자본만 뒷받침된다면 할리우드 이상 가는 작품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며 "한국인의 창의성과 기술력은 어디를 가도 뒤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올드보이'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곧 등장할 것"이라면서 "고교(중동고) 선배인 이병헌 씨를 '크루즈…'에서 가이(라이언 레이널즈)의 목소리를 연기할 배우로 추천했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코미디 연기에 반해서였는데, 아쉽게도 추천이 받아들여지진 않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