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100만원 넣어도 고작 9900원…은행은 260조 굴리며 막대한 수익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는 수시입출식 예금의 금리가 0%대로 주저앉아 금융당국이 실태 점검에 나선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관행적으로 수시입출식 예금을 지나치게 낮췄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5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은행들의 수시입출식 예금금리는 전달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0.99%로 집계됐다. 2년2개월 만에 금리가 1% 밑으로 내려갔다.
수시입출식 계좌에 1년간 100만원을 넣어뒀다면 이자는 9900원에 불과한 셈이다. 또 9900원의 15.4%는 세금으로 뗀다.
지금까지 개설된 수시입출식 예금 계좌는 1억5000만개를 넘는다. 은행들은 이들 계좌의 잔액 규모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해 잔액이 적을수록 제로금리에 가까워진다.
가령 개인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예금)의 경우, 잔액이 500만원이 안 되면 기업은행만 0.1%의 이자를 주고 다른 은행들은 대부분 0%다.
반면 잔액이 5000만원을 넘으면 금리가 훌쩍 뛴다. 잔액이 5000만~1억원이면 국민·농협·기업(1.20%), 외환(1.15%), 신한(1.05%), 우리(1.00%), 하나(0.95%) 등이다. 잔액이 1억원을 넘는 경우, 하나(1.75%), 기업(1.60%), 국민(1.50%), 신한(1.40%), 외환(1.30%) 등 금리가 더 높아진다.
현재 은행권의 수시입출식 계좌 잔액은 264조원으로 계좌당 약 162만원씩 예치된 꼴이다. 오랜기간 쓰이지 않은 휴면계좌도 많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다수 고객이 수시입출식 계좌 금리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점을 노려 이자를 거의 안 주다시피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김현정기자 hjkim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