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트레이드는 어렵다. 원래 남의 떡이 먹음직스러운 법인데 스포츠에서 트레이드는 반대다. 오히려 자기 떡이 커 보인다. 더욱이 윈윈이 아니라 엇박자 결과가 나오면 한쪽은 대박이지만 한쪽은 쪽박이다. 쪽박 찬 구단은 거센 비난의 소리까지 들어야 한다.
그런데 6일 KIA와 SK가 떡 크기를 재지 않고 모처럼 빅딜을 단행했다. KIA는 거포 김상현을 내주었고, SK는 주축투수 송은범을 건넸다. 좌완 진해수와 사이드암 신승현은 카드를 맞추다 보니 서로 입맞에 맞아 한 명씩 끼웠다. 김상현과 송은범의 맞트레이드나 다름없다.
팬들 뿐만 아니라 언론들도 나서 누가 이익을 볼 것인지 계산기를 두드렸다. KIA는 치명적 약점이던 불펜을 보강했다. 불펜을 채웠으니 우승 가능성을 예견하는 전망도 나왔다. SK는 이호준의 공백을 메우는 오른손 거포를 보강했고, 선수단에 경쟁심을 불어넣었다. 서로 약점을 치유하는 트레이드였으니 비난의 목소리는 크지 않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반드시 대박은 아닐 수도 있다. 우선 김상현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다 타격에서 뚜렷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 나이로 34살. 최근 수년간의 성적을 보면 서서히 하향곡선을 긋고 있다. 송은범은 부상이 잦아 항상 불안하다. 부상 위험을 안고 있어 풀타임 활용이 쉽지 않다.
또 하나는 두 선수의 공백으로 빚어지는 후유증이다. KIA는 김상현을 외야의 잉여전력이라고 판단하고 내놓았다. 그러나 당장 내년에는 이용규가 FA 자격을 얻어 이적 가능성이 있고, 나지완의 군입대를 생각하면 외야자원이 부족할 수 있다.
SK는 마운드의 든든한 지원군이 빠졌다. 불펜과 선발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송은범의 활용도는 높다. 슬러거를 얻기 위해 두 개의 카드를 놓은 셈이다. 따라서 이번 트레이드는 당장은 윈윈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험성도 동시에 안고 있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