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 조선, 해운의 3대 취약업종에 대한 은행권 대출 규모가 80조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종이 돈을 갚지 못해 연체하거나 부실이 확대될 경우 은행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을 우려가 제기됐다.

19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6개 시중은행의 대기업 여신 221조원 가운데 건설·부동산(27조원), 조선(26조원), 해운(1조600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총 25%(54조6000억원)에 달한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합치면 세 업종에 대한 여신 규모는 훨씬 커진다.

수출입은행의 건설·조선·해운 부문 여신은 12조5000억원이며 산업은행까지 더하면 27조6000억원이다.

시중은행과 두 국책은행의 여신 규모를 모두 합산하면 세 업종에 82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쏠린 셈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들 업종의 부도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앞으로 1년 이내 부도가 날 확률은 건설업이 9.1%, 해운업이 8.5%, 조선업이 5.9%에 달한다. 지난해 건설업의 영업이익률이 0.1%까지 떨어지고 해운업은 -3.8%로 적자 상태로 돌아서는 등 업황이 악화한 탓이다.

여신 부실화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건설업종은 전체 여신 중 연체 발생 비율이 13.2%에 달하며 조선업종도 12.6%다.

채권단은 자율협약을 맺은 기업에 대해 대출금의 최소 7%, 워크아웃에 들어간 기업은 최소 2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므로 이들 업종의 연체여신 비율이 높아질수록 은행들이 쌓아야 할 충당금 부담도 불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