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 한 번에 감독상만 무려 세 번이나 받은 감독의 신작은 과연 어떨까. 칸의 '단골손님'이자 '적자'로 잘 알려진 코엔 형제의 66회 장편 경쟁 부문 진출작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가 지난 주말 프랑스 칸의 드뷔시 극장에서 베일을 벗었다.
이 영화는 1960년대 미국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를 무대로 활동하는 무명 포크 가수 르윈 데이비스(오스카 아이작)의 일상과 꿈, 좌절을 잔잔하게 그린다. 주인공 데이비스는 실존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로 몇몇 동료 뮤지션들과 교류하고 때론 그들중 한 명의 노래 실력을 비웃기도 하는데, 이 중에는 당시를 풍미했던 피터 폴 앤 메리와 밥 딜런도 있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이를테면 '포레스트 검프'에서 포레스트 검프가 알고 보니 위인들의 곁에 항상 있었다는 설정과 비슷하다.
별 것 아닌 장면으로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특유의 연출 솜씨는 여전하다. '밀러스 크로싱'에서 중절모가 날아가고, '바톤 핑크'에서 벽지가 스스로 떨어지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데이비스가 도망다니는 고양이를 쫓아다니는 장면은 꿈을 이루려 노력하지만 좌절하기 일쑤인 캐릭터의 처지를 단적으로 무척 쉽고 편하게 설명한다.
그러나 징검다리 식으로 수작과 평작이 교차하는 그 동안의 필모그래피에선 벗어나지 못한다. 존 웨인 주연의 원작을 자신들만의 감성으로 리메이크해 서부극의 새로운 전형을 과시했던 전작 '더 브레이브'에 비해 힘을 주지 않아 쉬어가는 느낌이 진하다. 소재 탓이겠지만 조금은 느슨한 극 구성 때문으로 읽힌다.
그러나 수상 0순위 예약까진 아니어도 '명불허전'은 분명하다. 매번 칸이 이들에게 손짓하는 이유를 알게 해 주는 '…데이비스'다./칸=조성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