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여대생이 지난 21일 축제가 진행 중인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젊음과 열정이 한껏 분출하는 대학가 축제는 이제 학생들만의 잔치가 아니다. 주최 측이 준비한 축제 프로그램만 즐겨도 부족함이 없지만 아름다운 캠퍼스나 지역의 특성을 살린 명소를 연계하면 보다 풍성하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안암동 주변
석탑대동제가 한창인 고려대에 가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숲길을 걸어봐야 한다.
22일 만난 이 학교 3학년 박병진씨는 "이국적이고 고풍스러운 캠퍼스의 정취를 만끽하다 보면 문과대 뒤편 울창한 숲 사이로 '다람쥐길'을 만날 수 있다"며 "남녀가 함께 걷다 다람쥐를 만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추천했다. 성북역에서 돈암동을 지나 죽림정사, 개운산 둘레길, 북악산로를 거쳐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코스도 지역 주민들 사이에 걷기 좋은 길로 정평이 나 있다.
'고대 잔디는 막걸리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을 정도지만 이제 고려대 주변에서 막걸리집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하철 6호선 안암역에서부터 안암동로터리까지 참살이길에는 패스트푸드점에서부터 갤러리카페·퓨전 주점·분식점·미용실·PC방 등 다양한 업종의 가게들이 밀집돼 있다.
◆신촌 주변
지하철 2호선 신촌역~창천교회 앞 구간에서는 25일부터 신촌문화축제가 열린다.
이 지역엔 유달리 추억의 명소가 즐비하다. 1971년 음악다방으로 처음 문을 열어 대학생들의 아지트이자 메신저 역할을 했던 '독수리다방'이 올 초 8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최근 재개점한 90년대 음악 애호가들의 명소인 홍익대 앞 '레코드포럼'과 연희동으로 옮겨 재개장한 '리치몬드제과'를 함께 둘러보면 추억을 되살릴 수도 있다. 창천동 하숙촌 깊숙이 자리 잡은 대안 문화공간 '작은 풀씨의 꿈'에서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대학생들의 공연이 열린다.
연대 솔숲인 청송대에서 안산 봉화대나 자락길로 이어지는 산책로와 홍대 앞 피카소 거리, 이화여대 앞 패션의 거리도 명소가 된 지 오래다.
◆남산·동부권
남산 자락 동국대는 불교의 정취가 묻어나는 친환경 클린 캠퍼스로 주목받는다. 100여 년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캠퍼스 곳곳에서는 불교 문화와 우리 역사를 볼 수 있으며 팔정도와 정각원은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남산 국립극장, 장충단공원, 남산순환도로 등의 인근 시설과 연계하면 나들이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서울숲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인 한양대는 최근 왕십리 패션·문화의 거리가 주목받으면서 쇼핑과 즐길거리도 많아졌다. '88계단'으로 불리는 높은 계단에는 '애국' '한양' 두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애국계단으로 다녀야 A학점을 받는다는 속설이 있다.
건국대·세종대 인근에는 어린이대공원·건대회관길·일감호·서울디자인거리·아차산공원 등 산책 코스와 화양리 맛집 등이 많아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