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았다. 이른바 '의식주'에 들어가는 돈도 철저히 틀어막고 있다.
27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을 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오락·문화비 지출은 14만33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3.3% 늘었다. 이는 전년 1분기 증가율(5.9%)의 절반에 그친다.
항목별로 뜯어보면 돈이 많이 드는 취미활동 지출액이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영상음향기기는 22.8%, 영상음향 및 정보기기 수리는 19.3%, 사진광학장비는 43.3% 각각 줄었다. 비싼 오디오로 음악을 듣거나 고가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등의 문화생활을 작년보다 덜 했다는 얘기다.
복권 지출도 11.8% 감소했다. 서민들은 지갑이 얇아지자 마지막 대박의 꿈을 꾸며 사들여왔던 복권 지출마저 줄인 것으로 보인다.
가구 관련 지출도 급감했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했다. 가구 및 조명(-10.2%), 실내장식(-23.5%), 가전 및 가정용기기(-5.2%), 가정용 공구 및 기타(-14.5%) 등 내구재 성격의 지출이 크게 줄었다.
식탁에서는 고기류가 줄었다.
육류(-6.8%), 육류가공품(-5.9%), 신선수산동물(-8.2%), 기타수산동물가공(-4.1%) 등의 소비가 줄었다. 유제품 및 알(-4.4%), 유지류(-2.1%)의 소비도 감소했다.
라 1분기 전체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액은 33만6천657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6%(-5천480원) 감소했다.
식품·비주류음료 지출액에서 비중이 가장 큰 육류는 5만185원 어치 소비했는데, 지난해보다 3650원 줄어든 것이다. 최근 식품물가 안정세를 고려하더라도 고기와 생선을 덜 먹는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먹는 데 쓰는 돈마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