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시장에도 트렌드가 있다. 비싸고 큰 차만 잘 팔릴 것이란 편견은 말 그대로 편견일 뿐이다.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08년 배기량별 수입차 판매 비중을 보면 2000∼3000㏄가 35.8%(2만2091대)로 가장 많았고 3000∼4000㏄(30.0%·1만8493대), 2000㏄ 미만(26.2%·1만6123대), 4000㏄ 이상(8.0%·4941대) 순이었다. 2000∼4000㏄급의 중·대형차가 65.8%를 점하며 시장의 주력을 이뤘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4월까지 판매 동향을 보면 2000㏄ 미만이 53.5%(2만5826대)로 절반을 넘겼고 2000∼3000㏄가 32.4%(1만5665대), 3000∼4000㏄가 11.6%(5592대), 4000㏄ 이상이 2.5%(1201대)로 뒤를 이었다.
2000㏄ 미만 소형·준중형차의 약진은 특히 최근 2∼3년 새 나타난 현상이다. 2010년까지만 해도 비중이 32.4%에 그쳤지만 2011년엔 42.2%로 10%포인트나 올랐고 2012년엔 49.4%로 절반에 육박했다.
수입차 협회 관계자는 "40대였던 수입차의 주 고객층이 30대로 내려오면서 이들이 구매하는 상대적으로 작고 저렴한 차가 소비의 중심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료별 판매 비중에서도 휘발유와 디젤 간 역전이 일어난 것은 지난해부터.
2010년까지만 해도 휘발유 차량의 판매 비중이 61.1%(6만4181대)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이듬해엔 디젤이 50.9%(6만6671대)로 휘발유(44.2%·5만7845대)를 제쳤고 올해 들어 4월까지의 실적을 보면 디젤 61.1%(2만9478대), 휘발유 35.4%(1만7070대)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5년 전인 2008년엔 휘발유가 82.6%(5만917대), 디젤이 16.4%(1만94대)로 지금과는 딴판이었다.
유럽 브랜드를 중심으로 디젤차의 뛰어난 연비,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성 등을 소비자들이 새롭게 발견하면서 소비 양상이 급격히 바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