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에게 어울리는 직업은 뭘까."
누구나 한번쯤 이런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책을 읽어보고 가족·친구들에게 조언을 청해도 오히려 더 헷갈리기만 할 뿐 자신의 성격이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지난 21일 커리어에서 진행된 '취업전문강사 양성과정' 수업은 이런 고민을 한방에 날려줬다.
이날 수업에 앞서 한국고용정보원의 워크넷(www.work.go.kr)에서 '직업선호도 검사(L형)'를 미리 해보라는 숙제를 받았다. 흥미·성격·생활사 등으로 구분된 429개의 객관식 문제를 1시간 내에 푸는 방식이다. 물론 무료.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화합하도록 돕는다' '시나 소설을 쓴다' 등을 '좋아함' '싫어함' '관심없음' 등으로 선택하면 된다. '깊게 생각하지 마라'는 사전 조언 때문인지 검사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45분. 검사 후 결과를 클릭하자 바로 인쇄가 가능했다.
총 9페이지에 달하는 결과지에는 현실형(R), 탐구형(I), 예술형(A), 사회형(S), 진취형(E), 관습형(C) 등 6가지 흥미유형별 점수가 들어있었다. 각 항목마다 자세한 설명이 그래프와 함께 제시됐다. 결과는 SC형. 다행(?)스럽게도 감정평가사, 언어치료사, 장학사 등과 함께 기자(리포터)가 적합한 직업으로 추천됐다.
과연 검사결과를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을까. 이런 의심을 눈치 챘는지 이날 수업은 15명의 수강생들을 각자의 흥미유형별 결과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눠 '1박2일 캠핑' 계획을 짜는 실습으로 진행됐다. '왜 이런 실습을 시키지'란 의문이 들긴 했지만 잠시 후 발표된 세 그룹의 여행 계획은 눈에 띌 정도로 달랐다. 정해진 원칙을 잘 따르고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SC형'이 모인 조는 시간·비용·목적 등을 명확히 정한 '일본 힐링 여행' 계획을 내놓은 반면 틀에 박힌 것을 싫어하는 'AE형'는 비현실적이지만 누구나 꿈꾸는 세계여행을 계획으로 잡았다. 또 질서정연하고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RI형'은 저렴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제주도 올레길 탐방을 계획했다.
다들 '유형별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며 놀라워하는 눈치다. 물론 검사결과를 100% 신뢰하지 말고 참고만 하라는 조언이 있었지만 그동안 막연히 알았던 나의 '진짜' 모습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어 앞으로의 인생 설계를 하는데 큰 도움을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