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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창간 11주년]'ICT시장' 중곡제일시장엔 젊은고객 북적

"예전엔 장바구니만 들고 왔는데 요즘은 스마트폰을 꼭 챙기게 돼요."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있는 중곡제일시장의 10년 넘는 단골인 엄주현(34)씨가 지난 26일 오후 가족과 함께 시장을 찾았다.

엄씨는 지금은 분가해 다른 곳에서 살지만 여전히 한 달에 한두 번씩 부모님 집을 방문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중곡제일시장에 들른다. 10여 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게 있다면 한 손에는 딸 주나(5)의 손이, 다른 손에는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다는 점이다.

▲ 엄주현씨가 지난 16일 가족들과 함께 중곡제일시장에서 상품을 구입한 후 스마트 결제 '띡'을 이용한 결제 방법을 지켜보고 있다./손진영기자 son@



엄씨가 스마트폰을 여니 이천상회의 스마트 전단이 뜬다. 스마트 전단에는 철원오대쌀 10kg(3만5000원)을 2000원 저렴한 3만3000원에, 잡곡류와 야채를 10% 할인해 판매한다는 소식이 적혀있다.

쌀과 야채 등을 취급하는 이천상회는 자체적으로 수집한 고객 정보와 중곡제일시장협동조합이 구축한 고객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스마트 전단을 발송한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스마트 전단을 볼 수 있는 인터넷 웹페이지 주소를 발송하는 형식이다.

▲조규태 이천상회 대표가 스마트 결제 '띡 '사용법을 재연하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조규태(56) 이천상회 대표는 "할인 품목이 정해지면 SK텔레콤 사회공헌팀과 스마트 전단 문구와 첨부 이미지 등을 논의한다"고 말했다.

중곡제일시장의 고객 DB 확보는 SKT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 SKT는 지난해 9월부터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전통시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정보 수집에 동의한 고객에게 지급하는 상품권 비용은 물론 홍보를 위한 이벤트 비용도 전적으로 SKT가 부담한다.

이날도 협동조합 사무실에는 지난 24일 행사 때 지급한 상품권을 들고 찾아온 시장 고객들이 연신 드나들었다.

이날 시장을 찾은 주부 허연순(58)씨는 "전통시장의 최고 장점은 싱싱한 야채나 생선을 살 수 있는 건데, 그런 싱싱한 정보를 바로바로 받을 수 있어 장 보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엄씨는 이날 또 다른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6개 점포에서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티슈를 지급한다는 행사 메시지다.

엄씨는 그중 한 곳인 12호 '가평손두부'에 들렀다. 가평손두부 주인 박애자(57)씨는 "우리 집 순두부는 응고제를 넣지 않아 고소하고 맛이 좋다"고 추천했다. 엄씨 가족은 두부 1모 가격이 평균 1000원가량 비싸지만 직접 만들었다는 말에 끌려 두부 2모를 구입했다.

엄씨는 "시장을 10년 넘게 다니면서 단골집만 갔는데, 문자메시지를 보고 새로운 맛집을 발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 중곡제일시장 입구. /손진영기자 son@



결제도 간단하다. 중곡제일시장은 스마트폰에 꽂아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결제 시스템 '띡'을 도입했다. 스마트폰에 앱만 설치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박성식(47) 성수기름집 사장은 "기존 카드 단말기는 가격이 100만원대라 부담이 되고 크기가 커서 휴대하기 힘들었는데 '띡'은 크기도 작고 구입 비용도 기존 단말기의 10분의 1 가격이라 부담이 적은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유지 비용도 거의 안 들어 배달이 적은 소규모 점포에도 딱"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어렵게 구축한 '스마트 전통시장'의 자생력을 단단히 다지는 것이다. 중곡제일시장의 스마트화에 큰 도움을 준 SKT와는 올해 12월 계약이 만료된다. 이후에는 SKT의 도움 없이 상인들 스스로 홍보 및 마케팅까지 책임져야 한다.

박태신 중곡제일시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지금까지는 SKT가 '물고기 잡는 법'을 전수한 셈"이라며 "내년부터는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 스스로 물고기(고객)를 유인·확보해 스마트 전통시장의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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