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원 짜리 가상의 고릴라가 드디어 몸을 풀기 시작했다.
야구하는 고릴라의 기상천외한 활약상을 그린 3D영화 '미스터 고' 제작발표회가 29일 서울 중구의 한 특급호텔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7월 15일 개봉될 올 여름 최고의 기대작답게 이날 행사에는 국내와 CCTV 등 중화권 취재진 200여명이 운집했다.
예고편과 메이킹 필름을 통해 공개된 고릴라 링링은 컴퓨터그래픽(CG)에 의해 만들어진 디지털 캐릭터라곤 믿기 어려울 만큼 자연스러운 표정과 몸짓 연기로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제작·연출·시나리오를 맡은 김용화 감독은 "링링이 나오는 1000여 커트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됐다. 한국 CG의 베스트를 끌어냈다"라며 "일례로 털 380만개를 구현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보유한 스튜디오는 전 세계적으로 할리우드의 ILM과 픽사, 웨타가 전부"라고 밝혔다.
한편 극중 링링의 파트너인 중국 소녀 웨이웨이 역의 서교와 프로야구 에이전트 성충수 역의 성동일, 김 감독은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서로에 대한 칭찬을 주고받아 웃음을 자아냈다. 주성치의 '장강 7호'로 국내 관객들에게 처음 얼굴을 알렸던 서교는 "촬영장에서 성동일을 큰 오빠라고 불렀다. 큰 오빠처럼 재미있고 편안하게 대해줬다"면서 "성동일의 큰 아들('아빠! 어디 가?'의 성준)을 눈여겨보고 있다. (워낙 잘 생겨) 좋은 배우가 될 것같다"고 말했다.
성동일은 "'미녀는 괴로워'와 '국가대표'에 이어 김 감독과 세 번째 작업인데, 촬영할 때마다 아기가 생겨 아내가 '이젠 더 이상 함께 일하지 말라'고 한다"면서도 "김 감독의 선택이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얘기했다. 김 감독은 "성동일은 출연료 대비 연기력으로 볼 때 국내에서 가장 괜찮은 배우다. (웃음) 겉으론 차가워 보이지만 뒤에선 모두를 챙기는 마음씨가 따뜻하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