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말하는데 목표를 달성하려면 먼저 일상생활에서의 습관부터 철저하게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마운드에 올라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내는 경기 속 도전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나를 어떻게 형성해 마운드에 세울 것인가에 대한 환경적 도전이 더 힘들다."
29일 한국 선수 출신 첫 메이저리거로서 최근 선수생활을 은퇴하고 제2의 서막을 연 박찬호는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부와 성공을 거머쥔 비결을 밝혔다.
박찬호는 미국 활동에서 성적 부진으로 마이너리그로 옮겨갔다가 그곳에서도 팀원들과의 불화를 겪고 한국행을 고려할 당시를 회상했다.
"생각했던대로 성적이 나오지 않고 영어도 되지 않으니 미국음식부터 싫어졌다. 기분전환을 위해 한국음식을 계속 먹었더니 팀 동료들이 김치 냄새, 마늘 냄새를 대번 알아차리고 트집을 잡았다. 화내면서 욕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선배랑 싸우고 감독한테 끌려가서 벌금도 혼자 다 내고 영어를 못하니 혼자 덤터기를 쓴 것처럼 느껴졌다."
박찬호는 그날밤 미국 와서 처음으로 맥주 여섯캔을 마시고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 부모님의 실망과 미국행을 반대한 사람들이 기뻐할 모습을 떠올리니 차마 한국으로 도망치듯 돌아갈 수 없었다는 것.
박찬호는 "그날 이후로 한국음식은 먹지 않기로 결심했다. 먼저 냉장고에 있던 신 김치를 다 버렸다. 그리고 치즈, 잼, 우유, 햄버거만 먹었다. 치즈 냄새가 역해서 먹고 토하길 반복했고 우유만 먹으면 설사했다. 하지만 한달 정도 지나니 경기 때 옆에 설 때마다 킁킁거리며 냄새 얘기를 하던 동료들이 그런 얘기를 하지 않기 시작했다. 나 자신도 외적인 것에 신경쓰지 않고 경기력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박찬호는 사소한 일상인 음식냄새를 극복해나가면서 문화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해소하고 비로소 마운드 첫 1승을 거두게 됐다고 전했다.
박찬호는 미국에서 아시아 출신 최다승인 124승을 이루고 일본 1승, 한국 5승을 거쳐 지난해 11월 말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마운드 위에서 경기를 이기기 위한 도전도 매일 있지만 그보다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나를 형성하는 일상생활 속에서의 환경적 도전이 더 힘들고 다양했다"며 "일상의 한계를 극복하는 에너지가 마운드 위에서 공 하나를 더 멋있게 던지게 하고 이것이 승리라는 결실을 맺게 해줬다"고 덧붙였다.
"목표를 향해 일상생활의 습관을 꾸준히 지키려면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이 필수적"이라며 박찬호는 "미국에서의 선수생활 17년 동안 한번 정한 습관은 어기지 않았다. 언젠가 이런 습관이 엄청난 기회가 돼 돌아온다"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