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해야하나?'
중견 기업을 상대로 IR과 PR 업무를 동시에 서비스하는 IPR스퀘어의 김형돈(43) 이사 역시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누구나 하는 고민을 했다.
2010년 10년지기 동료와 IPR스퀘어를 함께 설립한 김 이사는 업계에서 '마이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저평가된 기업을 단시간에 제대로 인정 받는 회사로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 1개였던 고객사는 3년 만에 10여개로 불었고 매출도 5배나 늘었다.
4년 전인 2009년. 김 이사는 어린 아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자신이 직접 육아를 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애 보는 백수'였다.
1년간 자녀를 돌보며 늘어난 것은 불안감이다. 남자로서의 자괴감과 우울증은 차치하고 '나를 찾는 사람이 없으면 어쩌나' '우리 가족을 어떻게 먹여 살리나'와 같은 근본적인 걱정과 사투를 벌였다.
"30대 후반의 실업자를 누가 써줄까 하는 생각을 하면 밤에 잠이 안왔다. 게다가 첫 직장부터 내리 망하거나 부실해져 사실상 쫓겨나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예민했다."
95년 PC게임 기업에 취직하며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그는 2006년까지 6번이나 직장을 옮겼다. 대부분 IT·게임 회사였고 유학 사업과 관련된 곳도 있었다.
'저니맨'이었던 그에게 반전이 일어났다. 아들이 어린이집에 갈 수 있는 나이가 됐고 때맞춰 첫 회사 동료가 창업을 제안했다.
그의 동료는 "우리는 IR과 PR을 각자 10년 이상씩 집중했다. 두 영역을 동시에 서비스하면 승산이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중견 기업을 타깃으로 틈새를 노려보자"며 눈을 번뜩였다.
순간 '성공 예감' 비슷한 것이 왔다. 그는 비록 안정적인 회사를 오래 다니는 행운은 얻지 못했지만 어려운 회사를 여러 차례 다니면서 자신만의 경험과 지식을 쌓은 것을 투자 밑천으로 생각했다.
"언제 엎어질 지 모르는 회사에 다니면 영업도 하고 마케팅도 하고 홍보도 해야한다. 우여곡절이 많은 인생이 그때는 짜증났는데 지금 와서 보니 기회이자 행운이었다. 예전 어른 말씀이 틀린 게 정말 없더라."
창업 이후 파트너를 대하는 김이사의 마음과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김 이사는 "우린 고객사를 '우리 회사'라고 말한다. 애정을 가지고 일하면 성공 확률이 80%까지 올라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