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뉴스타파는 이날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4차 명단을 발표하면서 재국씨가 2004년 7월 28일 '블루아도니스 코포레이션'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사실을 확인했다.

2004년은 재국씨의 동생 재용씨가 검찰의 조세포탈 수사를 받던 시기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중 73억원가량이 재국씨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 측은 재국씨가 이 페이퍼컴퍼니의 단독 등기이사이자 주주로 등재돼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사회 결의서 내부 자료에 표기된 주소지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이며 이 주소는 그가 대표로 있는 시공사의 주소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페이퍼컴퍼니 추적 과정에서 그가 최소한 6년 이상 이 회사를 보유했으며 이와 연결된 해외 은행 계좌로 자금을 움직였다는 정황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재국씨는 2004년 9월 22일까지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페이퍼컴퍼니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계좌 개설에 필요한 공증 서류가 버진아일랜드에서 싱가포르로 배송되는 과정에서 분실된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 측은 "당시 전씨는 어떤 계좌에 예치해둔 돈을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유령회사 명의의 아랍은행 계좌로 급히 예치하려 했던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부과된 추징금 가운데 1672억원을 아직 납부하지 않았으며 미납액의 시효는 10월 11일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