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길 잃은 엔저…흔들리는 아베노믹스 "6월 갈림길"
달러·엔 환율 100엔선이 붕괴되면서 공격적인 엔저 정책으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에 제동이 걸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가파른 약세를 보이던 엔저의 질주가 한풀 꺾였다고 입을 모았다.
또 그동안 일본에 집중되던 외국인 자금이 한국으로 옮겨오면서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3일(현지시간) 달러·엔 환율은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25일 만에 처음으로 100엔의 천장을 뚫고 99엔대 중반으로 내려갔다. 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장중 99.51∼99.56엔대를 오르내렸다. 이날 미국 5월 제조업지수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한때 103엔까지 넘어섰던 엔저 기조가 꺾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엔화의 추가 약세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97~102엔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며 "오는 7월 일본 참의원 선거가 지나면 선거 이슈가 사라지면서 본격적으로 100엔선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달은 아베노믹스 검증의 시간"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베노믹스가 힘을 잃어 일본 국채금리 급등이 이어지는 상황이 닥치면 120~130엔으로 급격한 엔화 약세가 발생하고 일본 증시가 폭락할 가능성도 있음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동안 글로벌 상승장에서 소외되던 국내 증시에는 모처럼 청신호가 켜졌다. 외국인이 돌아오면서 국내 수출 대형주를 중심으로 화색이 감돈다. 김승현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밑도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두드러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과 경쟁구도가 강한 국내 자동차 업종에 관심이 쏠린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본 닛케이지수가 급락한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며 "토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종에서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 업종에는 밸류에이션 매력에 저가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외 IT·반도체 업종은 종전의 호조세를 잇지만 조선·기계 업종은 엔저 주춤에도 불구, 업황 부진이 단기간에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