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고양이가 시장 후보로 출마해 화제다.
베라크루스주 할라파시에 살고 있는 '모리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달 7일 열리는 시장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한 달 전쯤 만들어진 모리스의 시장 출마 공식 페이지는 멕시코는 물론 세계 각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현재 7만 7000여 개에 달하는 '좋아요'를 받았다.
시장 후보자가 아닌 '후보냥'으로 유명해진 모리스는 '쥐에게 투표하는 것에 싫증이 났나요? 고양이에게 투표하세요'라는 구호로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스페인어에서 쥐는 보잘것없는 사람을 의미한다.
특히 모리스는 부정선거와 당파주의를 익살스럽게 풍자해 누리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저는 할라파에서 가장 착하고 예쁜 고양이이자 '무정부주의냥'이죠.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깨끗한 선거 캠페인을 약속드립니다."
동물이 선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베로아메리카대학교 정치사회과학부 에두아르도 부에노 교수는 "1988년에 브라질 히우지자네이루의 시장 후보로 동물원의 침팬지 치아구가 출마하면서 바나나당을 출범한 바 있으며, 1950년대 후반 동물원의 코뿔소가 상파울루 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서도 '후보견' 피델이 할리스코 지방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으며, 실제로 미국 알래스카의 소도시 탈키트나에서는 1997년 6월 18일에 고양이 '스텁'이 시장직에 오른 뒤로 16년째 연임 중이다.
부에노는 "동물들의 선거 출마는 정치 기득권층을 조롱하고 그들의 무능을 보여 주기 위해 사용돼 온 전통"이라며 "장난스러운 구호들을 통해 현실 정치권과 선거 캠페인 방식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이번 시장 선거에서 모리스가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면 어떻게 될까? 베라크루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 규정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등록된 후보만 당선될 수 있기 때문에 등록 절차를 밟지 않은 모리스를 뽑는 표들은 무효 처리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브리엘라 뭉기아 기자·정리=조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