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게임 기업이자 글로벌 게임리더로 자리매김한 엔씨소프트의 성공 비결로 '투트랙' 전략이 꼽히고 있다.
서울에서 만든 게임은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서비스한 뒤 중국, 북미, 유럽 순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북미에서 만든 게임은 북미와 유럽에 첫 출시한 뒤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오는 방식이다.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국내 기업들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엔씨소프트는 서울 스튜디오 외에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위치한 아레나넷 스튜디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자리하고 있는 카바인 스튜디오 등 3개의 제작소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 스튜디오는 '리니지' 시리즈,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을 만들었고 아레나넷은 '길드워' 시리즈, 카바인 스튜디오는 출시가 임박한 '와일드 스타'를 제작 중이다.
이처럼 엔씨소프트가 삼각편대를 앞세워 시차를 두고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은 '궁극의 현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다. 즉 북미에서 만든 게임이 북미 소비자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는 논리다.
실제 북미와 유럽에서 주로 판매된 아레나넷의 '길드워' 시리즈는 2005년 이후 1000만장이 소진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리니지' 시리즈를 포함해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역시 지금도 국내에서 점유율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울에서 만든 '리니지'를 북미에서 서비스하기도 했지만 한국에서의 흥행 실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길드워' 역시 국내에서는 기대 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했다. 즉 게임에서도 '신토불이'가 작용하는 셈이다.
한 마디로 엔씨의 투트랙 전략은 가장 최적화한 현지화를 바탕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다.
엔씨는 이같은 독특한 발상을 바탕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535억원, 영업이익 151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3일 E3가 열리고 있는 LA컨벤션센터에서 만난 이재성 엔씨소프트 홍보실 전무는 "북미, 유럽 게이머의 정서는 현지인들이 가장 잘 안다. 가장 우수한 현지화는 결국 현지인들이 작품을 만드는 것이고 이런 성과가 모이면 수익극대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