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회의를 왜 이렇게 자주 할까."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이런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기존 업무를 처리하느라 바빠 죽겠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열리는 회의 때문에 골치가 아프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13일 커리어 '취업전문강사 양성과정' 수업에서 체험한 '토론 면접' 덕분에 회의에 대한 기존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날 토론 주제는 '길고양이 먹이주기 옳을까'. 최근 서울 강동구가 길고양이가 많이 다니는 길목 20여 곳에 밥그릇 100개를 설치하겠다는 방침에 대한 찬반 토론이었다. 즉석 추첨을 통해 찬·반과 관찰자로 나눠 한 시간 동안 체험을 하다보니 그동안 회의에서 겪어왔던 수많은 현상을 목격할 수 있었다. 철저한 준비로 회의를 이끌어가는 참석자에서부터 모호한 표현으로 주제를 흐리거나 주제와 상관없는 발언으로 시간을 끄는 사람까지 다양했다.
특히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에서 큰 차이가 났다. 자신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추첨으로 찬반을 나눴기 때문인지 발표자와 눈을 맞추고 동조·반대 의견을 표하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느라 고개를 떨군 참석자가 많았다. 긴급회의가 많은 일반 직장의 모습과 비슷한 상황. 단순히 발표를 많이 한 사람보다는 다른 발표자와 눈을 맞추고 동조·반대 표시를 한 참석자가 좋은 평가를 받은 점이 눈길을 끌었다.
공격적인 발언에 대해서는 평가가 좋지 않았다. 대신 상대측 발표자의 의견을 발전시켜 대안을 제시하는 '정반합'적 발표에 대해 호평이 이어졌다. 경청·동조·정반합적 발상이 회의·토론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강사의 조언이 그동안 관성적으로 회의에 참석했던 필자의 가슴에 비수같이 꽂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