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이상 가정, 그것도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주 소비층인 50인치 이상 대형 고가 디지털TV 시장에서 재미있는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2030 여성 소비자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것이다.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지털기기에 대한 관심이 덜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이 3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TV에 관심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삼성에서 판매한 50인치대 TV 판매는 지난해 대비 83%가 증가했다. 특히 2030 여성 비중은 전년 대비 약 2.5배가 늘었다.
이 중 30대 여성층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102%, 20대 여성은 198%가 성장해 대형 TV에 대한 구매 선호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어느덧 젊은 여성의 비중은 17%로 상승했다.
젊은 여성 소비자가 대형 TV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 제품에 대한 인식변화에서 비롯됐다.
우선 디자인을 꼽을 수 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40인치대 TV의 경우 베젤이 두꺼워 2030여성이 주로 사는 10~20평대 집에 놓기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최근 나온 제품들은 사실상 베젤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얇다. 삼성의 55인치 이상의 스마트TV는 2007년도 46형 TV의 외관 사이즈와 비슷하다.
베젤 두께는 2009년 55mm에서 2010년 33mm로 줄었다가 현재 5mm까지 슬림해졌다.
최근 대형TV를 구매한 김정미(33)씨는 "TV는 한번 구매하면 적어도 5년 이상 쓴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디자인, 크기, 기능 등 다양하게 따지는 편이다"며 "대형 TV지만 생각보다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오히려 훌륭한 인테리어 요소로 녹아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게임, VOD 등과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대형 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2030의 VOD 이용을 보면 아직까지는 실시간 방송보다 낮은 편이지만 20대와 30대 VOD 이용자들은 각각 하루 평균 1시간 13분, 1시간 55분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VOD 시청비율은 20대와 30대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이용자 중 남성보다는 여성이 약 30분 정도 이용시간이 긴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극장 가는 게 여의치 않은 맞벌이 신혼 부부들이 포털에서 서비스하는 '상영작 내려받기'를 통해 대형TV에서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