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에 미 뉴욕증시가 1% 넘게 빠진 데 이어 20일 코스피도 외국인의 '팔자'에 이틀째 하락해 1850선에 턱걸이했다. 장중 184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82포인트(2.00%) 내린 1850.49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룻새 시가총액 23조원이 허공속으로 사라졌다.
장중 한때 1844.41까지 밀리며 지난해 8월 3일 1943.87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열흘 연속 순매도세를 보인 외국인이 4734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619억원, 2157억원어치 사들였지만 내림세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으로 각각 1366억원, 1782억원 빠져나가 3148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상한가 6개로 131개 종목이 오르고 하한가 2개로 693개 종목이 내렸다. 보합은 62개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82포인트(1.10%) 내린 525.59에 장을 마쳤다.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가 가시화되면서 달러당 원화 환율은 급등세를 타며 장중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같은 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90원(1.32%) 상승한 1145.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 9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 달러당 1145.3원을 넘어선 것이다. 장중 1146원대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날 새벽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올해 말부터 양적완화 속도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확인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 강도가 예상보다 세며 출구전략 시기까지 명시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버냉키 발언은 아시아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밤 미 뉴욕증시가 1% 넘게 빠진 데 이어 이날 오후 3시 8분 현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90%), 일본 닛케이225지수(-1.78%), 홍콩 항성지수(-2.67%), 대만 가권지수(-1.35%), 인도네시아 IDX종합지수(-2.94%)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