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찾아와 잠시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지만, 장마는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짜증과 불쾌감을 대량 투하할 준비를 하고 있다. 빵빵한 성능이 제습기와 에어컨도 좋지만, 끈적끈적하고 늘어진 기분와 축 젖은 스니커즈마저 뽀송뽀송하게 해줄 음악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음악 관계자들이 추천하는 '장마철 국내외 완소트랙'을 한데 모았다.
◆ 렌카 '하트 투 더 파티'
깨어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행복한 꿈에 대한 노래다. 나른한 듯 편안한 목소리와 왈츠 리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우중충하고 후텁지근한 장마철이 아닌, 봄날의 초원이나 초여름의 녹음 가까이에 있는 듯 싱그러운 기분이 밀려온다.
◆ 다프트 펑크 '겟 럭키'
장마철의 밤에 잠 못 이룬다면 파티를 열어보자. 올해 전세계를 강타한 다프트 펑크의 네 번째 정규앨범 '랜덤 억세스 메모리즈'의 첫 번째 싱글인 이 곡은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디스코 넘버다.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나일 로저스와 미국의 문화 아이콘 퍼렐 윌리엄스가 함께해 더욱 돋보인다.
◆ 비디 아이 '세컨드 바이트 오브 더 애플'
브릿 록밴드 오아시스 출신의 리암 갤러거가 이끄는 비디 아이의 두 번째 앨범 '비' 수록곡이다. 리암 갤러거는 독설과 기행으로 유명하지만, 이 노래에서는 긍정적인 태도로 삶을 노래한다. 초창기 오아시스를 연상시키는 멜로디에 상승감 가득한 브라스 편곡까지 더해져 가슴 벅찬 곡으로 완성됐다. 불쾌 지수가 90을 넘나들고 쉽게 무기력해지는 장마철을 이 노래로 극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소니뮤직 코리아 이세환 차장)
◆ 브루노 마스 '트레저'
'꿀성대'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는 노래에 따라 화사하게, 때론 처절하게 변하는 팔색조 매력을 지니고 있다. 복고풍 사운드의 펑키하고 그루브한 이 곡에서 브루노 마스는 '당신은 나의 보물'이라며 귀엽게 사랑을 고백한다. 듣고 있는 것 만으로 어깨가 들썩이는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다.
◆ 가브리엘 애플린 '하우 두 유 필 투데이?'
영국 소녀 애플린의 순수한 목소리와 소박한 악기구성의 어쿠스틱 사운드가 조화를 이룬 곡이다. 가브리엘의 청아한 목소리는 비 오는 날 딱 어울리기도 하는데(앨범 커버에 우산도 있고), 이 곡은 비오는 날 울적한 기분으로 듣다 보면 '오늘 기분이 어때?'라고 말 걸어주는 듯한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워너뮤직 코리아 조혜원 과장)
◆ 잭 존슨 '아이 갓 유'
어쿠스틱 기타의 아름다운 선율이 힐링 타임을 선사한다. 존슨 특유의 나긋나긋한 보컬과 마음을 달래주는 기타 선율이 담긴 이 곡을 듣고 있으면 노을이 지는 하와이의 아름다운 해변을 떠올리게 한다. 후반부에 담긴 휘파람 소리 또한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데 제격이다.
◆ 스팅 '헤비 클라우드 노 레인'
제목처럼 구름이 잔뜩 끼고 와락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 듣기 제격인 노래다. 장마가 오기 전 이 곡으로 미리 감정 모드를 맞춰보자.
◆ 멜로디 가르도트 '베이비 아임 어 풀'
현악 연주가 청량감을 더해주며 비오는 숲 속에 머무는 느낌을 주는 곡이다. 가르도트의 잔잔하면서도 몽환적인 보컬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유니버설뮤직 코리아 양미정 대리)
◆ 버벌진트 '긍정의 힘'
엄청 날 좋은 일요일을 노래하는 음악이다. 철없는 친구와 나만의 자동차만 있어도 즐거운 하루를 즐길 수 있다는 뭐 그런 내용인데 가볍고 흥겹고, 샤이니의 노래처럼 "와이 소 시리어스"라고 묻는 것 같아서 좋다. '까짓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가사가 때론 알랭 드 보통의 에세이보다 훨 위로가 된다.
◆ 박주원(Feat. 정엽) '빈대떡 신사'
한복남 선생의 노래를 기타리스트 박주원은 참으로 근사하면서도 제목과 어울리는 방정맞음으로 재해석했다. 정엽의 목소리는 빈대떡보다는 피자에 어울리지만 박주원의 기타에는 딱이다. (고민석 음악 칼럼리스트)
◆ 윈디시티 '엘리뇨 프로디고'
한국적인 레게를 추구하는 윈디시티의 첫 앨범 수록곡이다. 첫 소절을 듣는 순간부터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는 자메이카의 거리를 떠오르게 한다. 긴 장마 뒤에 찾아올 진짜 여름을 상상하게 만드는 노래.
◆ 에프엑스 '스탠드 업'
페퍼톤스가 노래를 만들고, 에프엑스가 부른 곡이다. 페퍼톤스 특유의 긍정적인 사운드와 에프엑스의 상큼한 보컬이 절묘하게 결합해 습기따위는 다 먹어버린다.
◆ 쿡스 '우 라'
영국출신 록밴드 쿡스의 2006년 데뷔앨범 수록곡이다. 몰아붙이는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인 루크 프리처드의 귀여운 영국식 억양이 어우러져 청량하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게 한다. (SBS 라디오국 황건희 PD)
◆ 김현식 '비처럼 음악처럼'
비오는 날 더욱 감상에 젖게 만드는 음악이다. 눅눅한 기분을 굳이 화사하게 바꾸려 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음악이다.
◆ 리사 오노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
비오는 날 외출 후 으스스하고 음울한 기분을 달래주는 음악이다. 집으로 돌아와 몸에 온기를 주고 편안한 휴식을 느끼게 해 주는 노래다. (작곡가 김도훈)
◆ 프린세스 디지즈 '아이스커피'
비가 와서 끈적거리는 날씨에 따뜻한 물 샤워 후, 이 노래와 함께 마시는 시원하고 부드러운 아이스커피가 최고다.
◆ 루싸이트 토끼 '비오는 날'
청량한 보컬과 잔잔한 기타선율이 특징으로 비오는 날 연인을 만나러 가는 설레는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미러볼뮤직 임대진 이사)
◆ 비스트 '비가 오는 날엔'
비가 오는 날 멜론 실시간 1위로 검색되는 곡이다. 애달픈 감성과 서정적인 보컬이 기타선율과 잘 어울린다.
◆ 씨엔블루 '사랑은 비를 타고'
옛 연인을 떠올리는 노랫말과 멜로디가 어우러진 어쿠스틱한 느낌이 성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박혜경 '레인'
박혜경 특유의 깨끗한 목소리로 소녀 감성을 느낄 수 있으며 감수성과 섬세함을 극대화해 주는 곡이다. (멜론 추천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