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에서도 이탈리아인들의 '아름다움'을 향한 욕구는 여전하다.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뿌블리카에 따르면 장기 불황으로 이탈리아 경제가 침체되어 있지만 지난해 화장품 시장은 여전히 호황을 누렸다. 국립미용협회에서 발표한 미용집중연구보고서는 특히 얼굴과 손톱 화장품이 가장 잘 팔렸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돈을 절약하기 위해 주로 인터넷이나 직거래를 통해 구매하며 약국이나 화장품 가게에서는 구매를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미용실 이용자는 6% 줄었고 다른 미용업종도 5% 감소된 반면 크림, 립스틱, 자외선차단제, 비누, 매니큐어 등의 판매는 이어졌다. 보고서는 장기불황이 이어지고 개인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미용에 대한 욕구를 포기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판매 방식에서는 택배가 2%, 직거래가 4%, 약초상은 5% 늘어난 반면 약국은 1.8%, 화장품가게는 4% 감소했다. 미용실도 6% 줄었고 다른 미용업종도 5%씩 감소했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색조화장품이나 크림 등을 온라인으로 구매해 집에서 직접 화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며 온라인 판매 증가폭은 20%에 달했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얼굴 화장품으로 2.9% 증가해 총 3억 9000만 유로(약 5850억 원)에 달했다. 주로 파운데이션이나 색조크림이 많이 팔려 55%를 차지했으며 0.8%의 성장률을 보였다. 블러셔 판매도 6.5% 증가해 1억 4000만 유로(약 2100억 원)나 팔렸으며 립스틱과 립글로즈도 0.5% 늘어나 1억 8560만 유로(약 2784억 원)에 달했다.
불황으로 저가화장품 시장도 늘어나 1억 3000만 유로(약 1950억 원) 규모로 커졌으며 손 화장품 판매의 52.9%인 2억 4600만 유로가 매니큐어에 집중됐다.
반면 바디 제품의 판매는 줄었다. 몸에 바르는 제품 판매가 2.1% 감소해 시장이 13억 6000만 유로(약 2조 400억 원) 규모로 줄었으나 데오드란트 및 땀 냄새 제거제 판매는 0.5% 늘었다. 선탠에 대한 욕구도 늘어나 선탠 색소 판매는 1.7% 늘어나 3억 9300만 유로(약 5850억 원)에 달했다. 반면 샤워 비누나 샤워 오일은 2.2% 감소해 4억 8500만 유로(약 7275억 원)에 그쳤다.
유럽 내 위생제품 및 화장품 소비에서 이탈리아는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이탈리아보다 소비량이 많은 국가는 128억 5100만 유로(약 19조 2760억 원)에 달하는 시장의 독일과 100억 4550만 유로(약 15조 680억 원)의 프랑스 정도다. 이탈리아에서 연간 화장품 시장은 무려 90억 유로(약 13조 5000억원)에 달해 일인당 연간 25만 원씩을 화장품 소비에 쓴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출 시장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규모도 7%에 달했다.
/정리=박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