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럭셔리 세단을 대표하는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가 변화를 택했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벤츠도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다. 첫 작품이 바로 24일 공개한 E클래스 모델이다.
벤츠코리아는 이날 4년 만에 E클래스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차량을 선보였다. 눈길은 끄는 것은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전면 트윈 헤드램프를 싱글 헤드램프로 교체했다는 점이다.
'램프 하나 간 게 대수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전통과 품위를 강조하는 벤츠가 자세를 바꿨다는 게 중요하다. 이번 램프 교체로 같은 E클래스 세단임에도 '아방가르드' 버전은 벤츠 로고가 중앙 라디에이터 그릴에 자리잡고 '엘레강스' 버전의 경우 로고가 본네트 위에 위치한다.
즉 기존에는 고객이 E클래스를 살 때 동일한 디자인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두 가지 디자인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국산·수입차를 막론하고 동일 모델이 전혀 다른 두 가지 외형으로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다.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를 라인업에 넣은 것도 신선하다.
이 차는 디젤 엔진에 20㎾ 전기모터가 장착돼 24.4㎞/ℓ(유럽기준)의 연비를 자랑한다. 중형 이상 덩치를 지닌 차량 가운데 현존 최고 수준의 경제성이다.
지금까지 국내 도로를 달린 자동차 가운데 디젤 하이브리드 엔진을 단 경우는 없었다.
낯설게 느껴지는 안전 사양도 경쟁 브랜드의 의지를 꺾기에 충분하다.
E클래스 전 모델에 적용한 '프리 세이프'는 차 스스로 사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면 창문과 선루프를 닫고 승객의 좌석 위치를 바로잡아 최적의 상태로 에어백이 터지도록 돕는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탑승자의 부상이 최소화된다는 게 벤츠 측 설명이다.
이 외에도 주행속도 72km/h 미만에서 보행자와의 충돌을 막는 '프리 세이프 브레이크', 주행 차선을 이탈할 때 운전자가 졸음 등으로 이를 인지하지 못하면 원래 상태로 차를 움직이는 '능동형 차선 이탈방지 어시스트' 등 첨단 안전 기능을 지니고 있다.
가격은 ▲E200 엘레강스 6020만원부터 E63 AMG 4매틱 1억3850만원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