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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자살 대교'에서 '생명의 다리'로

▲ 한강인도교



'자살 대교'에서 '생명의 다리'로

동쪽 팔당대교에서 서쪽 일산대교까지 서울·경기권의 한강 다리는 총 31개에 달한다. 자동차나 전철을 이용해 건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대부분의 다리들에는 걸어서 건널 수 있도록 인도도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한강을 걸어서 건널 수 있게 된 건 채 100년이 되지 않는다. 지난 1917년 한강대교의 전신인 '한강인도교'가 놓인 이후 가능해진 일이다. 한강인도교에는 이름 그대로 약 4.5m 폭의 차도 외에 폭 1.6m짜리 인도와 가로등도 있어 한강을 걸어서도 건널 수 있었다.

독특한 것은 다리 한 복판에 '一寸待己(일촌대기)'라고 쓴 팻말을 설치해 두었다는 점이다. 자살을 하려는 이들에게 한 번 더 고민해볼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한강인도교 준공 2년 뒤 3·1운동이 일어난 데에서 알 수 있듯 당시는 일제의 무단통치에 따른 강압적인 통치가 이뤄지던 시절이었다. 생활고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이유로도 삶에 의욕을 잃고 자살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하는데, 고층건물이 없을 때였으니 한강인도교가 자살 장소로 곧잘 이용된 것이다.

사실 한강 다리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에게 이용되는 것은 요즈음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만5606명에 이르는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인구 10만 명당 31.7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3배나 많은 수준이다. 그 중에서 최근 5년간 한강 다리에서 투신한 이가 1000명에 가까운데, 마포대교와 한강대교가 각각 1~2위를 차지해 '자살 대교'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마포대교와 한강대교 등을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시키려는 노력을 시작한 이유다. 난간에 '파란 하늘을 봐봐'나 '많이 힘들었구나'와 같은 문구를 새겨 넣고, 다리 중간에는 'SOS 생명의 전화'까지 설치했다. 위로와 관심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감성적 메시지를 대화하듯 전달함으로써 극단적인 선택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그런 아이디어도 아이디어지만 사람들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지, 그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21세기형 '일촌대기' 팻말보다는 그곳으로 향하는 이들의 속마음을 보듬어줄 사회적 접근이 더 절실해 보인다./'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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