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대한민국이 음악 페스티벌에 취한다.
2년 전만 해도 두 개의 록 페스티벌이 시장을 양분했지만, 올해는 5개의 대형 음악 축제가 다음달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집중적으로 열린다. 나날이 높아지는 K-팝의 세계적 위상에 걸맞게 한국을 찾는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의 면면도 화려해졌다. 양적 팽창과 함께 각각의 페스티벌은 저마다 고유의 색깔을 갖춰가며 세계적 수준으로 질적 도약도 추구하고 있다.
◆ 5개 축제 해외 톱 뮤지션 총출동
축제의 서막은 '안산밸리 록페스티벌'이 연다. 4년간 터를 닦았던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를 떠나 다음달 27~29일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첫 회를 개최한다. 업계 선두로 국내 록 페스티벌 시장을 끌어온 CJ E&M은 현재 세계 음악 트렌드를 주도하는 아티스트로 라인업을 꾸리는데 주력했다.
더 큐어·스크릴렉스·나인 인치 네일스 등 올해 열린 세계 유명 록 페스티벌의 핵심 라인업이 대거 참여하며 '마니아가 인정하는 페스티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 E&M이 떠난 자리인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는 '지산 월드록페스티벌'이라는 간판이 새롭게 걸렸다. 8월 2~4일 개최되며, 국내 팬들에게 인지도 높은 아티스트들을 대거 섭외했다. 위저·플라시보·자미로콰이 등 헤드라이너는 물론 나스·댄디 워홀스·시나위·델리스파이스·크라잉넛·노브레인·어반자카파 등 면면이 화려하다.
한국 록 페스티벌의 시초인 '인천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은 같은 날 인천 송도 23호 근린공원에서 치열한 관객 유치 경쟁을 벌인다. 올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는 해외 스타의 개런티 경쟁에 휘둘리지 않고 한국 록 페스티벌의 역사성을 강조한다는 취지로 8년째 티켓 가격을 동결했다.
들국화·스웨이드·폴 아웃 보이 등이 헤드라이너를 구성하고 국내 팬들이 사랑하는 스틸 하트와 함께 할 '쉬즈 곤' 떼창도 기대해볼 만 하다.
2회째를 맞는 '슈퍼소닉'(8월 14~15일·올림픽공원 일대)과 올해 처음 열리는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8월 17~18일·잠실종합운동장)는 도심형 축제를 표방한다. '슈퍼소닉'은 펫 숍 보이즈와 조용필, '…시티브레이크'는 뮤즈와 메탈리카를 간판으로 각각 내세웠다.
◆ '안산밸리' 경제효과 550억원
음악 마니아들에겐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포화 상태에 이른 페스티벌 시장에서 해외 아티스트 몸값만 높이는 '제살 깎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각 행사별 티켓 예매 추이를 보면 지난해 보다 10만 명 가량이 늘어난 약 40만 명이 올해 록 페스티벌을 즐길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20~40대 주 소비층과 트렌드세터들이 대거 몰리는 페스티벌은 상당한 부가가치를 생산해 기업들은 '페스티벌 특수'를 노린다. 해마다 늘어가는 기업들의 행사 후원에서도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안산밸리 록페스티벌을 주최하는 CJ E&M 측은 "지난해 26개 기업이 협찬사로 참여해 약 450억원의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며 "올해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더욱 늘어났고, 지역 고용창출과 특산물 판매 등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켜 55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