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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위기

아뿔싸, 벌써 한 해 절반이 지나갔다. 지난 반 년간 대체 뭐 하다가 이렇게 세월이 흘러버렸는지 아득하다. 더불어 너무 일찍 찾아온 폭염. 이래저래 더 의욕이 사라진다.

'절반'은 묘한 개념이다. '시작'이나 '끝'에는 구체적인 희망이나 결론이 있지만 '절반'에 대해선 마음이 오락가락이다. 물이 반쯤 채워진 물잔을 보고도 어떤 이는 '물이 벌써 반이 없어졌다'고 허탈해하고 어떤 이는 '아직도 물이 반이나 남았다'며 안도한다. 마흔 나이가 인생의 절반지점이라는 인식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이젠 내리막길이구나, 내 인생은 크게 여기서 변하지 않겠구나, 라며 이미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거나 이미 가진 것만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한다. 한 편 어떤 이는 60대나 70대를 새로운 인생의 정점으로 재설정해서 예전보다 걸음걸이가 느리다한들 다시 언덕 위로 올라가보기로 결정한다. 절반이라는 시점은 희망과 체념이 공존하는 타이밍인 것이다.

항간에 유행하는 힐링이나 독설, 둘 다 마뜩치 않은 나로서는 이 '절반'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 아악, 어느새 7월 이라며 잠시 호들갑을 떨어보지만 지난 여섯 장의 데스크 다이어리를 찬찬히 훑어보니 그간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고 나름 꽤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해 초엔 클래식음악 입문을 해보자고 책상 옆에 클래식음반을 쌓아놓고 여태 듣지 않고 있지만 대신 다른 변화들이 있었다. '나는 그런 걸 절대 안 해.'라고 마음먹었던 일을 해버리고 말았지만 덕분에 그 일이 두려워할 일이 아님을 알았다. '이런 유형의 사람하고는 섞이지 않을래'라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보고 기대이상으로 즐겁기도 했다. 내가 설정한 틀과 선입견은 조금씩 무너지고 다시 고쳐졌다. '난 그런 걸 잘 몰라.'라고 몸 사렸던 낯설고 새로운 문물이나 문화에 대해 한걸음씩 발을 내딛었다. 안 가본 장소, 전시를 방문하고 생소했던 작가의 책을 읽었다. 세상과 나는 조금씩 매일 변해간다. 반 년 세월은 결코 허탈하지 않았다. 그럼 이 아득함은 정체는? 내 기억력이 감퇴한 것뿐이었다.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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