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제품 하나가 열브랜드 부럽지 않은 사례를 종종 확인할 수 있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과 복잡해진 유통구조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은 인기를 누리는 베스트·스테디셀러 상품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각 브랜드의 콘셉트와 철학을 고스란히 담은 스토리텔링 제품이라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귀띔한 대박 제품의 '탄생 비화'가 흥미롭다.
◆아버지의 사랑을 담아…코스메 데코르테 '모이스처 리포솜'
코스메틱 브랜드 코스메 데코르테가 1992년 출시한 '모이스처 리포솜'은 원래 아들을 위해 아버지의 나이토 노보루 박사가 개발한 제품이다. 어린 아들이 피부가 건조해 고생하는 것을 보고 노보루 박사는 보습에 방점을 찍어 24시간 촉촉한 이 제품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코스메 데코르테 관계자는 "트렌드의 영향을 많이 받는 뷰티업계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아버지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만든 수분 에센스의 탁월한 제품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헤어 디자이너의 현장 노하우를 담아…아모스프로페셔널 '컬링에센스'
헤어 살롱브랜드 아모스프로페셔널의 '컬링에센스'는 헤어디자이너들이 스타일을 연출할 때 고정력과 윤기를 모두 잡기 위해 에센스와 왁스를 섞어 사용하는 노하우에서 착안했다. 축 처진 헤어컬을 탄력 있게 잡아주고 윤기·보습력을 강화해줘 지난해 프로페셔널 전문 아이템으로는 드물게 200만 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조선 왕실의 지혜를 담아…궁중비책 '베이비 로션'
한방 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궁중비책은 브랜드의 탄생 배경이 제품으로 이어져 대박 상품을 만든 경우다. 조선시대 왕실에서 원자의 첫 목욕물로 매화·복숭아·오얏 등의 가지와 뿌리를 달인 오지탕을 사용해 피부를 다스렸던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실제 오지탕 성분을 담아 아기를 왕처럼 귀하게 키우고 싶어하는 엄마들의 마음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