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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서울 밤길이 편해진다] "매일 딸 마중 나가는 기분"

▲ '여성 안심귀가스카우트' 양승희(오른쪽)씨가 스카우트 신청자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있다. /손진영기자 son@



"매일 딸 마중 나가는 기분이죠."

서울 광진구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인근에서 활동하는 여성 안심 귀가 스카우트 양승희(여·52)씨의 말이다.

그는 조광호(67)·임종훈(33)씨와 한 팀이 돼 중곡동 밤거리를 누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밤 모이는 3명이 이 일을 신청하게 된 계기는 모두 달랐다. 양씨는 "윗 동서가 스무살 넘은 딸의 귀가가 늦으면 밤마다 데리러 나가더라"며 "딸 가진 부모들 마음이 이해가 돼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사업을 접은 후 소일거리하기 위해 나섰다"고 했고 임씨는 "솔직히 취직이 안 돼서 서류를 냈다"고 짧게 말했다.

도전은 쉬웠지만 이 자리에 있기까지는 꽤 여러단계를 거쳤다. 여느 공공일자리와 달리 스카우트 모집은 신청을 한 후가 더 바빴다. 범죄경력조회서는 물론 건강보험증 사본, 건강보험료 정보제공 동의서, 금융정보제공동의서 등 꽤 여러가지 서류를 제출해야 했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지역 여성단체 등이 면접관으로 참여한 2차 전형은 세 사람의 진땀을 뺄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기본적으로 '봉사 경력'과 '봉사에 대한 의견'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가장 연장자인 조씨에게는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지'를 집요하게 물었다. 조씨는 "요즘은 나이가 60세가 넘어도 예전과 다르다. 아직도 펄펄 날아나닌다"며 체력에는 자신있다고 했다.

연령대도 모두 다른 이들이 선정된 이유는 지역 터줏대감이라고 불릴만큼 중곡동 일대를 잘 안다는 것이다. 가장 젊은 임씨도 이 동네에서 20여년 이상을 살았다. 모르는 골목이 없을 정도다.

사람이 적고 길이 좁은 골목, 가로등이 부족해 어두운 골목 등 우범 지역의 조건을 갖춘 동네 곳곳을 밤마다 순찰한다.

토·일 주말을 제외한 주 5일 근무에 일당 2만2500원. 50분 근무에 10분 휴식이다. 양씨는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서 좋다"고 했고 조씨는 "밤마다 매일 3시간씩 걷기 운동을 하게돼 건강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항간에서 하는 걱정은 '여성 스카우트의 안전은 누가 책임지느냐'는 것이었다. 양씨는 "항상 이 두 남성분의 마지막 고객이 제가 된다"며 "저는 안전하게 귀가하지만 두 스카우트 분들이 고생"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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