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등학생들 사이에 '로또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앉으나 서나 아이들의 머릿속엔 오렌지와 딸기 그림이 가득한 복권 생각 뿐이다.
광저우의 한 초등학교 주변 점포는 수업이 끝나면 '학생 류허차이(六合彩·홍콩의 대표적인 복권)'와 '과과러(刮刮樂·즉석에서 당첨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복권)' 등을 사려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등굣길에 복권을 산 뒤 수업이 끝나면 교실에 모여 친구들과 함께 복권을 긁고 당첨 전략을 짜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면서 "수업 시간에 멍하니 앉아서 중얼중얼거리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천모씨는 "지난달 초 집에서 500위안이 없어져서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옷을 빨다 아들의 주머니에서 복권 몇 장과 20여 위안을 발견했다"며 "아이에게 추궁하자 아이는 돈을 훔쳐 복권을 샀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복권업자들이 학교를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학교 주변에서 복권을 적극적으로 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 문을 나서기만 하면 복권을 쉽게 살 수 있다. 당첨이 되면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축제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런 분위기에 휩싸여 평소 복권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까지 따라서 복권을 산다.
동심의 혼을 쏙 빼 놓은 복권은 과연 어떤 복권일까?
학생 복권 한 장의 가격은 0.5위안(약 90원). 복권 앞면에는 오렌지, 바나나, 딸기, 수박 등 9종류의 과일과 각각의 당첨 가격이 있다. 그 중 오렌지가 0.5위안으로 가장 낮고 리치가 100위안으로 가장 높다. 카드 아래 부분을 긁어 당첨금을 알 수 있다. 0.5, 1, 2, 3, 5, 10위안은 판매점에서, 20, 50, 100위안은 복권 업체에서 당첨금을 지불한다.
학교 주변이 '어린이 로또장'으로 변하자 교사들은 "이런 복권은 간접적인 불법 도박행위로 미성년자의 심신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관계 당국이 나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리=조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