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투톱으로 나서는 '미스터 고'와 '설국열차'가 관객들의 입소문을 겨냥한 흥행 전략에 올인한다.
17일 개봉을 앞둔 3D 화제작 '미스터 고'는 10일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울산 등 전국 6개 도시에서 시사회를 개최한다. 또 같은 날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는 어반자카파와 버벌진트&크루의 공연을 곁들인 'SKT 노마드 시네마' 시사회로 2000여 관객들을 불러모을 계획이다.
다음달 1일 공개될 '설국열차'는 온라인 쇼케이스에 이어 '탑승 페스티벌'이란 제목으로 1000명의 예비 관객들을 초대한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과 CGV상암에서 펼쳐질 이날 행사는 영화 줄거리처럼 기차 칸으로 꾸민 6개의 부스를 설치해 관객들의 직접 참여를 유도한다. 연출자인 봉준호 감독과 극중 설국열차에서 태어난 소녀 요나로 출연한 고아성이 참석해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사진 촬영하는 시간을 가진다.
또 행사 후에는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등 봉 감독의 전작들 가운데 한 편을 골라 감상하는 기회도 제공된다.
두 작품이 이처럼 물량 공세를 앞세운 홍보에 힘을 쏟고 있는 까닭은 개봉전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의외로 많지 않아서다.
요즘 트렌드인 '멀티 캐스팅' 영화의 경우, 주연 배우들의 인터뷰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홍보의 주요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미스터 고'는 디지털 캐릭터인 고릴라 링링이 주인공이고, '설국열차'는 송강호와 고아성을 제외한 출연진 모두가 해외 연기자들이므로 매스컴 노출에 한계가 있다. 입소문 전략으로 작품 자체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방법만이 최선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 양대 메이저 투자·배급사들끼리의 자존심 싸움도 무시할 수 없다. '미스터 고'의 쇼박스㈜미디어플렉스와 '설국열차'의 CJ엔터테인먼트는 성수기마다 관객 동원 경쟁을 벌여온 전통의 맞수다. 두 회사가 일찌감치 상호 협의를 거쳐 개봉일을 달리해 제로섬 게임은 피했지만, 여전히 상대를 의식하며 덩치 다툼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