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대표적인 '은둔의 경영자' 김정주(46) NXC 대표가 15년 만에 공식적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8일 제주 노형동 넥슨 컴퓨터 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해 오픈 기념사를 했다.
국내 1위 온라인 게임사 넥슨의 지주사인 NXC를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자수성가 최대 부호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1일 기준 1조9020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재계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같은 재계 대표 거부보다도 자산이 많다.
특히 지난해 일본 증시 상장 때 부인 유정현 이사 지분 등을 포함할 경우 자산이 8조원대에 육박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8조원대 자산은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에 이어 국내 부호 순위 3위에 오를 수 있는 수치다.
이날 김 대표는 "컴퓨터가 어떻게 세상을 바꿨고 앞으로 어떻게 바꿀지를 보여줄 것이다. 제주에는 박물관이 정말 많은데 이곳은 학습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박물관의 의의를 설명했다.
국내 최초의 컴퓨터 박물관인 이곳은 NXC에서 약 150억 원을 투자해 4년 간의 준비 끝에 지하 1층, 지상 3층(2445m²)의 규모로 건립, 애플 최초의 컴퓨터인 '애플 I'을 포함해 약 4000여 점의 소장품 중 18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를 언급하며 컴퓨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1980년대 초를 회상했다.
"당시 교보문고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전시해 일반인이 쓸 수 있도록 했는데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대학에 전화기과, 텔레비전과가 없듯이 컴퓨터공학과도 곧 없어진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 컴퓨터는 모닝 커피같은 존재다. 커피 내리는 시간과 컴퓨터 부팅하는 시간이 비슷하고 둘다 사람과 소통할 때 필수 아닌가."
아울러 김 대표는 '탈 서울'론을 주창(?)했다.
박물관을 제주에 지은 이유를 묻자 "올레길이 한창 추진 중일 때 일주일 정도 제주에 왔는데 너무 좋았다. 틈틈히 한라산을 오르면서 서울이 아닌 곳에서도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 대표는 가족과 함께 5년째 제주에서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