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자연재해로 조국을 떠나 법적 지위도 없는 '투명인간'이 된 피난민이 3200만 명에 달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라스탐파에 따르면 난민 비정부기구인 이탈리아 난민 평의회(CIR)의 조사 결과 자연재해로 인해 조국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이 3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조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1951년 체결된 제네바 협정에 따른 난민 지위도 얻지 못하고 있다. 제네바 협정은 박해로 인해 모국을 떠나야 했던 경우에 보호해 주기 위해 만들어진 협정이기 때문이다.
태풍, 해수면 상승, 쓰나미, 지진, 홍수, 사막화 등 환경 변화로 전세계의 많은 지역의 사람들이 조국을 떠나고 있으며 인구 국제이동 원인의 98%는 기후변화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이 '환경 피난민'이 820만 명에 달해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인도의 경우 지난해 홍수와 저기압성 강우로 700만 명이 조국을 떠나야 했다. 같은 해 나이지리아에서는 우기 동안 홍수로 인해 600만 명 이상이 이민 위험에 시달렸다. 서구 국가들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특히 미국 서부는 최근 몇 년 간 허리케인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난민감시센터(IDMC)의 보도 역시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등의 국가에서 갈등 및 빈곤 문제가 기후 문제와 겹치면서 난민 문제가 더 심각해져 지난해 200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으며 남수단 지역에서는 34만 명이 피난을 가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부국과 빈국의 차이에도 주목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에서는 허리케인 샌디에 대한 원조가 즉각적으로 이뤄졌지만 아이티에서는 3년이 지난 후에도 수십만 명의 주민들이 여전히 임시 텐트에 살고 있는 사실을 거론했다.
그 외에도 많은 국가에서 적절한 조치가 즉시 이뤄지지 못해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이민자 자문회에서는 이들이 왜 조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가야만 하는지의 상황에 대해 국제 사회가 관심이 없으며 해결책도 없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현재 국제법에 따르면 이 이민자들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로 취급되며 국가로부터 어떤 응답도 보호도 받을 수 없다.
유럽에서 이와 관련된 법적 프레임을 갖고 있는 국가는 핀란드와 스웨덴이 유일하며 이 두 나라에서는 자연재해 때문에 조국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은 임시 보호를 받거나 인도주의적 영구 보호를 받게 된다.
미국에서는 임시 보호책만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이 문제를 21세기의 과제 중 하나라고 꼽았다. 특별한 도구도 없이 조국을 떠나야 했는데 돌아갈 수도 없고 다른 나라에서 법적 지위도 없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 줘야 할지 보고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2차 대전으로 생겨난 난민들을 보호해 주기 위해 생겨난 것이 제네바 협정이라면, 자연재해로 인해 생겨난 난민들에게도 국제적 인식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연재해는 인재이며 국제사회 및 각 국은 이를 멈출 국제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정리=박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