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10대 소녀 두 명이 아버지의 체불 임금을 받기 위해 '슈퍼맨 시위'를 벌여 화제다.
9일 허난성 정저우시에 슈퍼맨 망토를 두른 소녀들이 '아버지를 대신해 임금을 독촉한다'는 푯말을 들고 나타났다.
소녀들은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12세 샤오난과 안치. 지난해 이들의 아버지는 푸판 고속도로에서 일을 했지만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소녀들의 아버지를 포함해 70여 명의 노동자가 아직까지 체불된 임금을 받지 못했으며, 그 액수는 120만 위안(약 2억2000만 원)에 달한다.
노동자들은 1년 동안 여러 차례 담당자를 찾아가 임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에 여름방학이 시작돼 아무런 걱정없이 신나게 놀아야 할 아이들이 아버지의 임금을 대신 받기 위해 나섰다.
아이들은 새벽 2시에 일어나 9명의 노동자와 함께 푸양에서 7시간이나 차를 타고 정저우까지 왔다. 슈퍼맨 복장은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600여 위안(약 11만 원)을 들여 인터넷에서 구입했다.
시위를 하던 소녀들은 "만화에서 보면 슈퍼맨이 힘이 세잖아요. 슈퍼맨의 힘을 빌려 아버지의 임금을 받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특히 샤오난은 아버지가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할 때부터 임금을 못 받은 때까지의 전 과정을 15편의 일기로 써 눈길을 끌었다. 샤오난의 3월 7일 일기에는 "푸양에 매우 넓은 고속도로가 생긴다고 한다. 아빠가 임금을 받으면 정저우 동물원에 데려가 주시기로 했다"고 쓰여 있다.
소식을 접한 일부 네티즌은 "아이들을 임금 독촉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돈을 받아내도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소녀의 아버지는 "이런 방법이 좋지 않다는 건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정부가 건설하도급업자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 노동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당국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