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판 온라인게임사 엔씨소프트가 대중문화 역사에 획을 그었다.
소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스토리 창작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무료로 제공한다. 해외에서는 일반화된 스토리제작 소프트웨어가 국내에서는 전무한 상황이며, 미국의 경우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을 쓰려면 299달러(약 30만원)를 내야한다.
유익한 프로그램이 무료로 출시되는 만큼 콘텐츠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 인력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창작 인력의 안정적 수요와 공급, 신인 작가 발굴과 양성 등 산업 전반의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엔씨소프트의 비영리 공익 재단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18일 한국형 스토리텔링 지원 소프트웨어 '스토리헬퍼' 무료 배포를 시작했다.
스토리헬퍼는 3년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엔씨소프트문화재단과 이화여대 디지털스토리텔링 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것이다. 엔씨가 보유한 '웹 기반 공동 저작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이화여대 연구소에서 분석, 추출한 205개의 서로 다른 스토리 모티브와 영화 1406편에서 뽑은 11만7000여 장면의 데이터베이스로 구성된다.
특히 국내외 스토리 전문가, 작가, 영화 전문가 그룹이 테스트와 인터뷰를 거쳐 제작에 참여했고 국내외 관련 논문 35건이 발표되는 등 3년간 다양한 학술적 검증을 마쳤다.
스토리헬퍼는 한마디로 '이야기 생산 공장'이다. 작가가 원하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키워드를 입력하면 프로그램이 적절한 조합을 완성한다. 스토리 완성에 드는 시간과 수고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토리헬퍼'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미국의 '드라마티카 프로'의 경우 에미상 수상작의 80%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소프트웨어를 이미 사용한 전문가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방자전'의 김대우 감독은 "이미지로만 머리 속을 맴돌던 창작 아이디어를 구체화 해준다"고 평했다.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의 원작자인 김탁환 소설가는 "디지털 시대 창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한다"고 말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전무는 "엔씨소프트의 기술이 한국 콘텐츠 산업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 의미가 크다. 공익을 향상시키는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