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뛰놀 잔디밭은 기본이고 수영장과 사우나까지 갖춰진 경기도의 한 펜션. 그런데 이상하다. 수영을 즐기는 건 사람이 아니라 강아지들이다. 이쯤되면 강아지 휴가를 위해 사람이 따라왔다고 해도 될듯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반려동물을 품고 여행을 떠나는 휴가족들이 크게 늘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주변인들에게 급하게 반려동물을 부탁하거나 '애견호텔'에 맡기던 이전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배우 이성재가 자신의 반려견 에페와 함께 '애견펜션'으로 여행을 떠난 모습은 인터넷과 SNS로 퍼져나가며 큰 관심을 끌었다. 이성재가 방문한 가평 스위트몽의 정덕영 대표는 "여섯 마리의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가 얼마나 어렵고 제한적인지 잘 알고 있어 애견펜션을 기획하게 됐다"면서 "이미 7~8월 성수기 시즌 예약이 마감됐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려는 여행 수요가 크게 늘면서 이들을 고려한 이색 여행 서비스도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이스타항공에선 반려동물과 동행하는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었다. 이스타항공은 국내선 이용 시 이동장에 넣은 5kg이하의 반려동물(개·고양이·새)의 동반 탑승을 허용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반려동물과 어떻게 함께 여행할 수 있는지 묻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여행사 인터파크(tour.interpark.com)는 반려동물과 투숙이 가능한 펜션 기획전을 열고 있다. 경기·인천·강원·충청 등 10여개의 펜션 상품이 인기다.
반려견이 없으면 아예 입장이 안 되는 캠핑장도 있다. 배우 송지효, 가수 JYJ 등이 방문했던 양주그린빌캠핑장은 오직 반려견 가족들을 위한 캠핑장으로 야외 취침이 익숙하지 않은 가족들은 텐트동이 아닌 펜션에서 반려견과 함께 숙박할 수 있다.
반려동물 출입을 엄격히 제한해왔던 호텔가도 반려견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내 한 특1급 호텔이 반려견과 투숙객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하고,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여행 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www.skyscanner.co.kr)의 김현민 매니저는 "최근 설문 결과 반려견과의 여행을 인생 최고의 여행으로 꼽는 이들이 20%에 달했다"며 "전세계적으로 '펫 프렌들리 서비스(Pet friendly service)'를 제공하는 숙박 업체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